<지리학자의 인문여행>
“장소,사람,문화를 연구하는 지리학자는 여행에서 무엇을 보았는가”
강 일 송
오늘은 여행이 시대의 대세인 지금, 여느 여행기나 여행후기와는 조금 다른
지리학자의 관점에서 여행을 어떻게 바라볼 수 있는지에 대해 쓴 책을
보려고 합니다.
저자인 이영민교수는 서울대학교 지리교육과에서 학사 및 석사학위를, 미국
루이지애나주립대학교 지리인류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사회교육과 및 다문화-상호문화 협동과정 교수로 재직
중이며, 이 책은 2013년부터 이화여대에서 강의해 온 교양과목 <여행과 지리>
를 엮어낸 책입니다.
한번 보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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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소에 대한 앎에서 나 자신에 대한 앎으로
나를 알기 위해서는 내가 속해 있는 집단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를 알기
위해서는 타인과 다른 집단을 알아야 한다. 그런데 일상 속에서는 나와 극명
하게 다른 존재들을 만날 일이 별로 없다.
여행을 떠나 낯선 세계 속에 던져짐으로써 나와 다른 존재들을 마주할 수가 있다.
이 세상에는 어느 하나 같은 장소가 없다. 모든 장소에는 독특한 자연경관과 문화
경관이 다채롭게 펼쳐져 있다. 그리고 그곳 사람들은 자기 삶의 터전에 고유한
의미와 상징을 아로새기며 분주하게 살아가고 있다.
이것이 여행에 지리학적 안목이 필요한 이유다. 여행지에 대한 앎을 바탕으로
세상과 나의 관계를 알게 되고, 그로부터 나에 대한 성찰이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 여행은 다름의 인정과 소통
여행자는 여행지와 그곳의 사람들, 즉 여행되는 것들을 좋고 나쁘다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여행은 항상 여행자와 여행지 그리고 그곳의 사람들로 이루어지는데,
이 세 가지 구성 요소는 경중을 따질 수가 없다. 여행자는 여행되는 것의
다름을 인정하고 소통함으로써 나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다시 세계의 다양성을
인정해야 한다. 이것이 글로벌 역량이자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세계시민
으로서의 책무다.
★ 얼마나 멀리가 아니라 얼마나 낯설게
여행이란 의도적으로 낯선 장소감을 느끼는 여정이다. 낯선 것이 주는 불안감
과 두려움을 이겨 내는 노력, 낯선 것을 낯익은 것으로 만드는 노력은 가치 있는
인생의 여정이 아닐 수 없다. 여행은 이런 새로운 장소감을 느끼는 것, 즉 제자
리를 벗어나는 경험이다.
사실 여행에서는 거리의 멀고 가까움보다 낯섬과 낯익음을 교차시키는 마음가짐,
즉 장소감을 얼마나 극명하게 느끼는지가 더 중요하다.
평소 가던 곳이라도 낯익은 것들을 의도적으로 낯설게 바라본다면 충분히 제자리
를 벗어난 여행이 가능하지 않을까?
낯익은 장소의 평범한 일상도 호기심의 안테나를 세우고 낯설게 바라보면 흥미
롭게 보인다. 모든 장소에는 저마다 많은 것이 숨겨져 있다.
그걸 끄집어 내어 보고 생각하는 것이 바로 여행이다.
★ 여행지에서 모든 일이 잘 풀리면 그것은 여행이 아니다.
여행에 대한 세세한 준비는 여행의 불확실성을 막아주고 심리적인 안정감을
준다. 하지만 여행의 불확실성은 완전히 해소할 수 없다.
“여행지에서 모든 일이 잘 풀리면 그것은 여행이 아니다.”라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말처럼 모든 상황이 내 뜻대로만 움직이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행할 때 미리 결정한 일정을 반드시 실현하려고 너무 애쓸 필요는
없다. 준비한 대로만 착착 움직이기 위해 계획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현지에서의 사정은 시시각각 변할 수도 있고, 그곳에서 내가 사전에 생각하지
못한 일들이 생길 수도 있다. 또한 실수와 오류에 의한 우연한 발견, 예상치
못한 타인과의 만남 등 다양한 상황은 얼마든지 펼쳐질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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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여행에 대한 주제를 여행작가나 일반인이 아닌 지리학자의 눈으로
바라본 책을 함께 보았습니다.
가장 최근에는 김영하 작가의 "여행의 이유"에 대한 내용을 올린 적이 있었습
니다만 오늘 저자와 김작가의 공통된 여행에 대한 시각이 많이 보이는군요.
먼저 여행은 장소에 대한 앎이 아니라 결국 자기를 알아가는 과정, 자기를 찾는
과정이라고 말합니다. 단순히 관광, 먹고 보려고 가는 여행도 의미가 있겠지만
지리학자는 낯선 곳에 나를 처하게 하고, 그곳의 앎을 통해서 자신의 좌표를
발견하여 자기를 찾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또한 여행은 단지 멀리 가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다른 시각, 낯선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합니다. 따라서 여행은 해외까지
가지 않더라도, 또한 자기 마을을 멀리 벗어나지 않더라도, 혹은 자기 마을의
구석진 곳이라도 얼마든지 새롭게, 다르게 본다면 온전한 여행이 될 수가 있는
것이지요.
그리고 여행은 항상 일정에 딱 맞게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우연한 일, 우연한
사고 등이 오히려 여행을 더 풍성하게 만들어 준다고 합니다. 아무런 일이 생기지
않은 원만한 여행은 여행이 아니라고까지 합니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나와 다른 타인들, 세계의 다른 나라 사람들과의 소통, 인정
등에 의한 인식이 글로벌 역량이 되고 세계 시민의 척도가 된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다름을 틀림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지만, 우리 사회에서도 나와 다름을
인정하고 포용할 수 있는 역량이 건전한 시민이 되는 바른 길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