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오늘의 세계를 만든 사람들’, 혹은 ‘반드시 알아야 할 사람들’에 대한 주제를 가지고 풀어놓은 책을 한번 보려고 합니다.
저자는 ‘곽작가’인데, 문화평론가이며 대학에서 의학과 사회학을 전공한 후 전공분야 뿐 아니라 문학, 역사, 철학, 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쌓은 딜레탕트(dilettante, 이탈리아어의 딜레타레(dilettare, 즐긴다)에서 유래된 말로서 미술, 문예, 학술을 비직업적으로 애호하는 사람)라고 합니다. 현재 팟캐스트 ‘꼬리에 꼬리를 무는 예술’에 고정출연 중이고, 저서로는 <인문학 일러스토리>, <배낭여행 영어회화> 등이 있습니다.
근대가 무엇인지 물어보면 대답하기 쉽지 않습니다. 어떤 사람은 “18세기쯤을 근대라고 하는 것 아니에요?”라고 합니다. 그 대답도 일리는 있긴 합니다만 정확한 답은 아닙니다. 근대라는 용어에 어떤 ‘시기’의 의미가 담겨 있는 건 맞습니다만, 그 시기가 18세기만은 아닙니다. 그리고 시기만을 의미하는 것도 아닙니다.
도대체 근대가 뭘까요? 18세기? 19세기? 사실 근대는 그냥 영어의 ‘modern’을 번역한 한자어일 뿐입니다. 더 정확하게는 ‘modern’은 ‘근대적’ 이라고 번역하고, ‘modernization’은 근대화, ‘modernity’는 근대성이라고 번역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가 ‘근대’ 외에 ‘현대(現代)’라는 용어도 흔히 쓰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사실 학계에서도 근대와 현대를 명확하게 구분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일전에 우리 학계에서 ‘포스트모더니즘’ 논쟁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을 때 그 번역이 달라서 곤란했던 경우도 있었습니다. ‘post’를 어떤 학자는 ‘벗어난다’라는 뜻에서 ‘탈(脫)’이라고 번역했고, 어떤 학자는 ‘뒤쪽’이란 의미에서 ‘후기(後期)’라고 번역했기 때문입니다.
근대는 어떤 ‘시기’를 의미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어떤 시대정신, 가치관, 세계관, 정치, 철학, 태도, 정서, 사건 등 다양한 의미를 포괄하고 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근대’에는 르네상스, 지리상의 발견, 구텐베르크, 종교개혁, 계몽주의, 프랑스혁명, 합리주의 철학, 자본주의, 사회주의, 산업혁명, 자유주의, 민주주의, 1,2차 세계대전, 나치, 인종주의, 볼셰비키, 냉전, 베트남 전쟁 등 ‘근대적인 것’들이 모두 들어 있습니다.
근대화는 산업화 외에도 기술 발전과 대중사회의 형성, 정치적으로 민주주의의 정착, 정신적으로는 합리주의, 자유주의, 개인주의 등이 일반화되어 있고, 또한 긍정적인 면만 있는 것이 아니라, 파시즘이나 식민주의 역시 근대의 부끄러운 상처들입니다.
★ 근대 인문학은 왜 피렌체에서 시작했을까?
역사적으로 보면 근대의 시작은 르네상스였습니다. ‘르네상스’하면 미켈란젤로의 <다비드>나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가 당장 떠오르지요? 네, 그 르네상스 맞습니다. 하지만 르네상스는 다비드나 모나리자 이전에 시작되었습니다.
중세는 기본적으로 농촌의 시대였어요. 영주가 있고 농노가 있고, 영주가 농노에게 받아낸 세금으로 기사를 먹여 살리고, 또 그 기사를 이용해 전쟁을 하던 시스템 이죠. 프랑스,영국,독일,스페인 등 유럽의 모든 나라들은 그런 농촌 사회였죠. 그런데 피렌체, 밀라노, 베니스, 제노바, 피사 등이 몰려 있는 이탈리아 북부만은 달랐습니다.
피렌체, 밀라노, 베니스, 제노바, 피사 등은 모직업과 금융업, 무역업 등으로 먹고 사는 도시였던 거죠. 이 도시들에는 농노 대신 길드(guild)와 그 외 소속된 직공과 은행에서 일하는 은행원이 살았습니다. 특히 피렌체는 당대의 다른 지역과는 달리 오히려 전성기의 아테네와 공화정 시대의 로마와 비슷한 분위기였다고 보면 됩니다. 교육받은 시민들이 일상적으로 정치에 참여하는 사회였던 거죠. 그리하여 르네상스가 14세기 피렌체에서 시작됩니다.
중세의 학교 교육이란 크게 세 가지, 즉 신학, 법학, 의학뿐이었습니다. 신학을 공부해서 신부가, 법학을 공부해서 법조인이, 의학을 공부해서 의사가 되는 거죠. 전부 실용 학문이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공화정 시대의 로마는 ‘자유 7학문, liberal arts’로 문법, 논리학, 수사학, 연산, 기하학, 천문학, 음악이었습니다. 이때 liberal arts는 자유인과 노예로 구성된 로마 사회에서 ‘자유인이라면 누구나 알아야 할 기본적인 지식’ 이란 의미였죠.
그런데, 중세가 끝날 무렵인 12세기 말쯤부터 이슬람인들이 살고 있던 코르도바 에서 아리스토텔레스를 비롯한 그리스 문헌들이 번역되어 들어왔고, 그걸 계기로 스콜라 철학자들의 그리스,로마 고전 연구가 본격화됩니다. 토마스 아퀴나스도 그런 학자 중 한 사람이었지요.
문헌학자들은 수도원 도서관에서 수백 년도 더 지난 고대 라틴어 서적들을 열심히 뒤지기 시작한 거죠. 르네상스를 문예부흥이라고 부르는 것도 그리스 로마의 예술이 부흥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 ‘문예부흥’이 근대를 일으키는 계기가 되었을까요? 한마디로 지식 때문입니다. 세계의 근본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변화를 추동할 지식 혹은 정보가 필요했는데, 그전까지 지식은 오직 가톨릭교회만이 독점 하는 것이었거든요. 그것도 신학에 관한 지식이 대부분이었죠.
그 외의 지식이 담긴 책들은 유럽 곳곳에 산재한 수도원에서 먼지를 뒤집어 쓰고 잠들어 있었구요. 그런데 14세기, 15세기 인문학자들이 그 먼지 날리는 책들을 뒤져서 옛 지식을 되살려낸 겁니다.
오늘은 인문 교양에 대하여 어려운 개념을 잘 풀어주고 있는 책을 한번 보았 습니다. 저자는 다양한 학문을 넘나들며 공부를 한 문화평론가이고 상당히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대중들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을 해주고 있습니다.
먼저 근대, 모더니즘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근대화란 산업화, 새마을 운동 등과 연관되어 과거 농촌 사회, 유교 문화권에서 산업사회, 서구 문화의 유입 등으로 대변이 되었지요.
하지만 모더니즘과 관련된 근대는 단지 시기나 시대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사회의 문화 사조, 시대정신, 가치관 등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성의 등장, 민주주의, 자본주의 등 뿐아니라 파시즘, 식민주의까지도 아우르는 개념인 것이지요.
포스트모더니즘은 이것을 넘어선 사조를 의미하였습니다. 이성과 연관이 깊은 모더니즘을 배격하고 탈 이성, 구조의 해제, 기존 체제에 대한 반발 등이 관련 되어 있지요.
이러한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의 사조는 문화 전반, 즉 문학, 철학, 예술, 정치, 건축 등 모든 분야에서 영향을 미치고 있고 이 두가지는 현대에도 같이 양립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면 이러한 근대의 시작은 어디서 비롯되었는가 하면 바로 르네상스의 발원 지인 피렌체였습니다. 피렌체는 중세 봉건사회에서의 성격을 달리한 북부 이탈리아의 금융, 무역, 모직업 등 그 당시로는 현대 산업의 본산이었고, 이러한 부의 바탕으로 문화, 예술의 눈부신 발전이 있었습니다.
중세 교회로부터 벗어나 있던 고대 그리스 로마의 문헌들이 이슬람 세력이 먼저 번역하고 이를 받아들인 이탈리아 북부의 도시들은 새로운 문예부흥의 발아가 일어납니다. 특히 피렌체는 메디치 가문을 비롯한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많은 예술가가 꽃을 피웠고, 고대 문헌의 연구로 르네상스의 시원지가 됩니다.
신학 또한 아리스토텔레스의 논리를 받아들인 토마스 아퀴나스가 신학 이론을 한단계 더 업그레이드 하고 교리를 탄탄하게 구축하여 위대한 신학자, 철학자로 자리매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