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왜 재미있는가? 책의 어떤 점이 재미있는가? 한 가지로 답하기 어렵다. 책의 재미는 복합적인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첫째로 책의 서사, 즉 이야기가 주는 재미가 있다.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온갖 경험담과 TV의 막장드라마를 우리가 즐기는 이유는 인간이 이야기를 즐기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책에는 인간이 지금까지 고안해온, 혹은 경험해온 거의 모든 종류의 이야기가 이다.
둘째로 호기심을 충족해준다는 점이 있다. 궁금한 것이 있을 때 책을 펼치면 인터넷이 제공하는 단편적인 지식보다 훨씬 방대하고 체계적인 지식을 얻을 수 있을 때가 많다.
셋째로 언어 자체가 주는 즐거움이 있다. 책에 재미있는 농담이 많다거나 문체가 아름다울 때 우리는 읽는 기쁨을 느낀다.
넷째로 책을 읽으며 상상하는 즐거움이 있다. 같은 책이라도 사람마다 떠올리는 풍경은 다르기 마련이다. 이건 자신이 머릿속에 하나의 세계를 창조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책을 읽는 이라면 누구나 머릿속에 하나 이상의 세계를 가지고 있다.
이 모든 유희에 더하여, 책을 제외하고는 그 어떤 유희 활동도 제공할 수 없는 독보적인 유희가 있다. 그것은 추상적인 관념을 다루는 즐거움이다. 오로지 언어만이 관념을 규정하고 설명하며 전달한다. 인간이 언어를 사용한 때부터 문명을 발전시킬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도 이런 특성 때문이다.
독서는 돈도 비교적 적게 들고, 드는 돈에 비해 누릴 수 있는 유희의 크기가 크며 질이 높다. 물론 책이 제공하는 유희를 즐기기까지는 어느 정도의 훈련이 필요 하지만, 일단 그 허들을 넘기면 그 뒤로는 죽을 때까지 배신하지 않는 재미를 보장한다.
★ 내가 책에서 얻은 즐거움이란 이런 것들이다.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를 읽고 펑펑 흘린 눈물, <피에르 메나르, 돈키호테의 저자>를 읽고 뒤통수가 짜릿했던 지적 쾌감,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를 읽고 실감한 삶의 회한, <엘리건트 유니버스>를 읽고 느낀 우주의 아득함, <고래>의 장돌뱅이가 들려주는 것 같은 힘 있는 서사의 장쾌함, <음식의 언어>가 보여주는 문화의 교류 과정에 대한 놀라움, <검은 고양이>를 읽으며 느낀 공포, <백년의 고독>을 읽은 뒤 뒤통수를 망치로 두드려 맞은 듯했던 멍함, <단지>가 선사한 아픔, <이갈리아의 딸들>을 읽으며 느낀 통쾌함, <SKEPTIC>이 보여주는 과학적 사고방식의 정합성,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를 읽으며 입에 씁쓸하게 남은 외로움, <모든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를 읽으며 들었던 인간 본성에 대한 고민, <운명>을 읽고 마침내 인정한 삶의 도피 불가능성.
그러니 내가 사람들에게 책을 권할 때, 나는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느낀 이 다채로운 즐거움을 당신도 느껴보기 바라요.’ 책을 많이 읽어서 삶이 근본적으로 변화하는 게 맞다면, 나는 그 많은 책으로부터 얻은 다양한 감정과 사유가 그 사람을 변화시킨 것이라고 생각한다.
책에 인생의 진리 같은 것은 들어있지 않다. 대신 책은 사유를 확장시키고, 자신이 진리라고 주장하는 여러 의견들을 검토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준다. 문학을 읽을 때는 충분히 빠져들어서 읽고, 교양서를 읽을 때는 흥미를 가지고 정보를 받아들이되 의심을 거두지 않는 독서가 여러분을 아주 오래된 이 책벌레들의 세계로 인도할 것이다.
책을 탐식하고, 미식하고, 그래서 한 마리 벌레가 되더라도 오랫동안 두고 사랑할 인간의 정신이 늘 같은 자리에 있으니, 부디 여러분,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잃지 마시고, 호기심을 잃거든 책이 선사한 회한과 우울의 바다에 빠져보시고, 그게 질리거든 즐거움의 바다에 빠져, 그렇게 오며 가며 오래도록 행복하시길.
오늘은 책을 사랑하면서 이를 유튜브까지 외연을 확장하여 널리 알리고 있는 저자의 책을 함께 보았습니다.
책을 읽음으로써 가지게 되는 기쁨에 대한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들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물론 모든 사람에게 독서가 기쁨이 되지는 않겠지요. 마음이 없는 누군가에게는 독서가 괴로움과 고통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 저자도 전제를 하였듯이, 책이 주는 즐거움을 얻으려면 어느정도의 훈련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켜기만 하면 바로 눈에 쏙쏙 들어오는 TV, 영화, 유튜브 등의 매체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일정 시간의 인내와 노력이 들어가면 갈수록 그 즐거움과 기쁨이 여느 매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지게 됨을 느끼게 됩니다. "고진감래(苦盡甘來)"라는 말을 이때 사용해도 될 듯합니다.
저자가 말하는 독서의 기쁨은 흥미로운 이야기를 듣게 되고, 호기심을 충족시켜 주며, 언어 자체가 주는 즐거움, 상상하는 즐거움, 추상적인 관념을 다루는 즐거움 등이 있다고 합니다.
저는 독서를 통해서 나 아닌 삶을 다양하게 경험하게 하고, 나 아닌 사람의 생각을 자주 들어볼 수 있게 하여, 한정적인 인생의 시간을 훨씬 더 풍부하게 사용하게 함으로써 자신의 인생을 한층 풍요롭게 만드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