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우리 시대에 늘 따뜻한 감성을 불어넣어 주었고 지금도 그러한 이해인수녀님의 새로운 시집을 한 번 보려고 합니다.
이해인(1945~) 시인은 성베네딕도 수녀회에 몸을 담고 있으며 1968년에 첫 서원을, 1976년에 종신서원을 하였습니다. 첫 시집 <민들레의 영토>를 펴낸 이래 수도자로서의 삶과 시인으로서의 사색을 함께 하고 있으며 많은 시집을 통해 우리들에게 따뜻한 시심을 전해주었습니다.
첫 번째 시는 “봄”에 관한 시로 시작을 해보았습니다. 봄은 우리에게 “따뜻함”, “새로운 시작”, “희망”, “밝음” 등 좋은 이미지를 가득 담고 있는 계절이자 말입니다. 시인은 우리가 사랑하는 한, 늘 봄에 머무를 수 있어 겨울에도, 여름에도, 가을에도 봄이라고 합니다. 심지어 사랑이 있으면, 살아서도 봄이요 죽어서도 봄이라고 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시, 천상병 시인의 “귀천”이 떠오릅니다. 그토록 힘들고 어려운 삶이었지만 그는 세상을 떠날 때 이 세상을 아름다운 소풍이었다고 표현합니다. 소풍의 이미지는 봄과 닿아 있습니다.
이해인 수녀님의 시어들은 어려운 말이 없습니다. 난해한 비유나 현학적인 단어도 없습니다. 너무나 친숙하고 따뜻한 말들로 우리를 편안하고 아름다운 세상으로 인도합니다. 지금 현재 수녀님도 투병 중에 있고 말이 투병이지 사실은 병을 받아들이고 함께 잘 지내고 계신다고 말해야 옳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인의 정서는 늘 온화하고 부드럽고 무게가 없습니다. 이 시에서도 “나는 늘 떠나면서 살지”라고 말합니다. 늘 떠나면서 사는 삶에는 미련이 없고 매임이 없고 감정의 찌꺼기도 없습니다. 자연의 바람에게서 기다리고 노래하는 법을 배워 늘 기쁘고 굳이 알아주지 않아도 서운하지 않다고 합니다.
오늘 하루도 “고맙다”, “행복하다”, “아름답다”를 자주 되뇌이고 늘 몸과 마음을 가벼이 하여 떠날 준비가 되어 있는 삶이 되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