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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都市)이야기>

by 해헌 서재

<도시(都市)이야기>
“사람이 들어오면 도시는 이야기가 된다, 인생과 도시는 여행이다”

강 일 송

오늘은 다양한 이력을 가지고 있으며 에너지가 넘치는 작가인, 김진애 박사의 새로운
책을 한번 보려고 합니다.
예전에 2권 정도 김진애 박사의 책을 소개한 적이 있었고, 오늘은 그의 전공인 도시에
관한 주제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저자인 김진애(1953~)박사는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건축공학과, MIT 대학원 건축학 석사,
동대학교 도시계획학 박사를 졸업했습니다. <타임>지가 선정한 ‘21세기 리더 100인’ 중
유일한 한국인이었고, 18대 국회의원까지 지냅니다.
늘 열정적이고 에너지가 넘쳐서 ‘김진애너지’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이고, 매년 한 권씩의
책을 써왔다고 합니다.

한번 보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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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는 여행, 인생은 여행

도시가 보다 더 대중적인 관심 주제가 되었으면 한다. 어느 누구 하나 비껴갈 수 없는
도시적 삶, 그 안에 존재하는 탐욕, 비열함, 착취, 차별, 폭력과 같은 악의 존재를 의식
하는 만큼이나 도시적 삶의 즐거움, 흥미로움, 두근두근함 그리고 위대함의 무한한
가능성에 대해서 공감하는 폭이 넓어지기를 바란다.
무엇보다도 도시적 삶이 자신의 삶과 어떤 상호작용을 하는지 일상에서 헤아려보기를
바란다.

인생이 여행이듯 도시도 여행이다. 인간이 생로병사하듯, 도시도 흥망성쇠한다.
인간이 그러하듯 도시 역시 끊임없이 그 안에서 생의 에너지를 찾아내고 새로워지고
자라고 진화해나가는 존재다. 그래서 흥미진진하다. 도시를 새삼 발견해보자.
도시에서 살고 일하고 거닐고 노니는 삶의 의미를 발견해보자.
도시의 이야기는 끝이 없다.

★ 사람이 들어오면 도시는 이야기가 된다

도시는 모쪼록 이야기가 되어야 한다. 이야기가 되면 우리는 더 알게 되고, 더 알고
싶어지고, 무엇보다 더 좋아하게 된다. 자기가 사는 도시를 아끼고, 도시를 탐험하는
즐거움에 빠지게 되고, 좋은 도시에 대한 바람도 키운다.
‘살아보고 싶다, 가보고 싶다, 거닐고 싶다, 보고 싶다, 들러보고 싶다’등 ‘싶다’
리스트가 늘어난다. ‘싶다’가 많아질수록 삶은 더 흥미로워진다.

도시 이야기엔 끝이 없다. 권력이 우당탕탕 만들어내는 이야기, 갖은 욕망이 빚어내는
부질없지만 절대 사라지지 않는 이야기, 서로 다른 생각과 이해와 취향을 지닌 사람들이
얽히며 벌이는 온갖 갈등의 이야기, 보잘것없어 보일지는 모르지만 삶의 세세한 무늬를
그려가는 이야기,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수많은 인간관계의 선(線)을 잇는 이야기,
인간의 무한한 가능성과 함께 인간의 한계를 일깨우는 이야기 등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도시 안에 녹아 있다.

그러면 이야기가 되는 조건은 무엇일까? 수많은 이론이 가능하겠으나 ‘사람이 들어오면
이야기가 된다’가 아닐까? 사람이 들어오면 이야기가 생기고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자신의 이야기가 되고 그 이야기에 솔깃해진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호기심도 발동하고
의문과 함께 상상력이 동원되면서 흥미가 고조된다.
이야기의 끝을 알고 싶고 새로운 이야기를 더 듣고 싶고, 더 나아가서는 스스로 이야기하고
싶어지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은 욕구까지도 생긴다.

★ 유한한 도시와 영원한 도시 이야기

나는 잠깐 머물다 가지만 이 도시는 영원할 것이라는 믿음이란, 그 자체로 기분 좋다.
물론 이 믿음은 허망할 테지만 그래도 지금 이 순간 그리 느낄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충분히 의미 있지 않은가?

로마를 흔히 영원한 도시(The Eternal City)라고 일컫는다. 로마제국의 영광과 가톨릭
신을 기리는 표현일 것이라 여기지만, 실제 이 말은 로마제국이 떠오르기 이전이자
가톨릭이 국교로 채택되기 훨씬 이전인 기원전 1세기에 티불루스라는 로마 시인이 쓴
시구에서 비롯됐다. 이 말이 주는 느낌이 좋았던지, 그 이후에도 오비디우스나
베르길리우스 등 유명한 시인들이 이 표현을 즐겨 썼고 어느덧 로마의 대표 이미지가
되었다.

영원한 도시라는 표현은 순수하게 도시를 예찬하는 마음에서 시작되었을 것이다.
당대 도시의 전설이었던 아테네보다 더 파워풀한 도시 로마, 권력자들이 치열한 쟁투를
거쳐 권력을 차지하고 공공 봉사의 정신(물론 권력 과시를 위한 것이기도 했지만) 세우는
포럼과 신전 같은 웅장한 공간에 환호하는 시민들의 마음을 제대로 잡아낸 시구였을 것이다.
영원한 도시라니, 얼마나 설레는가?
인간 스스로 필멸하는 존재임을 의식할수록 영원불멸한 그 무엇에 대한 희구는
높아지는 법이다.

물론 도시들은 결코 영원하지 않다. 2000년 전 세계의 도시 구도, 1000년 전의 도시
구도, 500년 전의 도시 구도, 100년 전의 도시구도를 보면 얼마나 많은 도시들이
태어나고 번성했다가 스러졌는지 알 수 있다. 작금은 변화의 속도가 더 빨라진다.

도시는 영원하지 않겠으나 도시 이야기는 영원할 것이다.
나는 도시에서 인간의 밑바닥도 보지만 인간의 무한한 능력도 본다.
도시에서 위대한 만남을 목격하고, 운명과도 같은 큰 흐름을 읽는다.
도시라는 무대에서 인간이 펼치는 드라마를 보고 즐기고 또 의미를 찾는다.
무엇보다도, 나는 도시에서 살며 도시 이야기를 계속한다.
도시 이야기, 포에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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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다양한 활동을 왕성하게 하고 있고, 최근 방송까지 나오며 대중들에게
한층 더 다가온 김진애 박사의 새로운 책을 함께 보았습니다.
자신의 주전공인 건축, 도시공학에 관련된 주제라서 더욱 자신감있는 태도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습니다.

먼저 그는 "여행" 이야기를 꺼냅니다. 도시도 여행이고 인생도 여행이라는 것이
지요. 인생은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여행이고, 나그네, 하숙생과도 같은 처지가
삶이라는 이야기는 널리 알려져 있고, 또한 저자는 도시도 여행이라고 합니다.
도시에서 사는 삶속에는 동전의 양면처럼 좋고 나쁨이 늘 상존하고 있는데,
범죄, 사기, 고통, 폭력 등이 난무하기도 하고, 때론 즐거움, 두근거림, 호기심,
흥미로움이 넘쳐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자는 도시안에서의 삶과 자신의 삶이 어느 지점에서 조우하고 상호작용
하는지 늘 관심과 흥미를 잃지 말라고 합니다

다음은 도시는 유한하고, 도시 이야기는 영원하다고 강조합니다. 예부터 역사를
살펴보면 위대했던 인류의 도시들은 늘 바뀌어 왔습니다. 물론 로마처럼 2천 년을
훌쩍 넘어가는 도시들도 있긴 하지만 말입니다.
사람이 생로병사를 겪듯이, 도시도 흥망성쇠를 겪는데, 도시 안에서 벌어지고
일어나는 삶의 궤적 속에서 수많은 이야기가 생겨나고 이 이야기들은 영원히
전해진다고 말합니다.

그러면 이 위대한 도시의 이야기들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요?
저자는 바로 이 도시에 "사람이 들어옴" 이라는 행위가 이루어지면서 본격적인
이야기의 생성이 일어난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모여서 서로 인간 관계를 맺다가 보면 큰 권력이나 역사 이야기가
생겨나기도 하지만, 일반 보통 서민들 사이에도 수많은 드라마틱한 작은 역사가
살아숨쉬고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작은 이야기들이 넘쳐납니다.

현대는 갈수록 "스토리 텔링의 시대"가 되어 가고 있고, 인류의 역사는 "이야기"
의 역사라고 바꾸어 말해도 될 정도로 이야기와 함께 만들어지고 또 이어지게
되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각 개인이나 조직이나 회사나 국가 까지도 제대로 된 브랜드를 형성하려면
반드시 자기만의 개성있는 "스토리"가 필요합니다.
사람들의 심금을 건드리는 스토리를 가진 제품은 베스트셀러가 되고, 심금을
울린 음악은 히트를 하게 됩니다. 또한 스토리를 가진 사람은 다양한 곳에서
부름을 받아 자신의 역할을 해내기도 하지요.

오늘은 도시에 관한 지식도 지식이지만, 무한한 애정을 가진 저자의 따뜻한
시각을 살펴보았고, 현대인들에게는 갈수록 더 중요해지는 도시 생활의
무대에서 저자의 긍정의 에너지를 이어받아 인간의 멋진 드라마를 즐기고
위대한 만남과 능력과도 마주하며 삶의 흥미로움을 잃지 않는 하루가
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