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78년생 박치민’
점점 해가 짧아져간다.
소파에 앉아 라디오를 켰다.
귀에 익숙한 시그널 음악이 들린다.
"커피는 그때 그때 다릅니다.
품종이 같아도 상태에 따라, 로스팅하는 사람에 따라, 타이밍에 따라.
그뿐만이 아닙니다. 분쇄입자 크기에 따라, 양에 따라, 수질과 물의 양, 온도에 따라.
어쩌면 우리 인생도 커피와 같은게 아닌가 합니다.
같은 잣대로 계량하지만
세상에 같은 지문을 가진 사람이 없다는 것.
나는 고유한 나라는 것.
오늘 하루도 수고많으셨습니다. 세상의 모든 음악 OOO입니다."
(피아노 전주)
Desperado, why don't you come to your senses?
절망남, 너 이젠 좀 정신을 차리지 그래?
You've been out ridin' fences for so long now
너무 오랫동안 펜스를 치고 살았잖아
Oh, you're a hard one
넌 참 어려운 놈이야
I know that you got your reasons
너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는 건 알지
These things that are pleasin' you
널 기분 좋게 하는 것들이
Can hurt you somehow
어떻게든 널 아프게 한다는거
맞아. 나는 너무 오랫동안 담을 쌓고 살았어.
남들과 같이 살 수 없어서 절망했지.
비교에 비교에 비교에 비교에......
하지만 담을 없앨 수가 없어.
나는 말미잘 같은걸.
물고기에게 촉수를 뻗어보지만,
닿는 순간 움츠러드는걸.
노래에 있는 저 남자도 어쩌면 나처럼 세상에서 산전수전 공중전 다 겪어서.
맘대로 사는것 같지만, 자기를 방어하려고 목도리 도마뱀처럼 쎄 보이려는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