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냉장고에서 삼겸살이 떨어지면 불안하다
동무! 중성지방, 고지혈증 조심하라우. 안그러면 언젠가 혈관이 딱 막혀부러서 한방에 훅 가버릴수 있다고 내 경고하지 않았네!
정기건강검진을 하고 나면 매번 이런 내용의 우편물이 날아온다. 종이안내장이지만 음성지원이 되는듯하다. 2013년 부터인듯하니 벌써 6년째. 그래서 올1월부터는 fitness클럽을 등록하고 운동을 한다. 훅 가고 싶지않아서, 골골 80하지 않기 위해서다.
얼마 전 mbc스페셜 '저탄고지' 다큐멘터리를 봤다. 그 방송에 나온 인상적인 한 가족의 이야기. 쿠쿠밥솥을 꺼내지 않은지가 3년째이고, 비만이 심각했던 아들이 정상이 되었는데 그 이유가 냉장고 가득 쇠고기, 돼지고기를 채우고 살기 때문이라는 것. 탄수화물을 아예 섭취하지 않고 단백질과 지방만 섭취한다는 것. 나도 여름부터 아내가 사온 방탄커피 믹스를 타 마시는 것을 시작으로 저탄고지가 뭔지, MCT오일이 무엇인지 어떤 효과를 나타내는지 인터넷 검색으로 조금씩 알게 되었고, 내 결론은 이렇게 나왔다.
-삼겹살 비계가 건강을 나쁘게 하는 것이 아니라 흰쌀밥을 많이 먹는 것이 나쁜 것이로구나.
실천은 단순하다. 돼지삼겹살, 목살을 대형마트에서 사와서 냉장고에 넣어둔다. 때때로 구워먹는다. 냄새와 기름튐이 부담스럽기에 에어프라이어(이거 정말 고마운 장비!)로 굽는다. 훨씬 덜 번거롭다. 통만 씻으면 되니까. 자주 굽고 자주 먹는다. 마트에 들를 때마다 고기 가격을 확인하고 쟁여놓게 된다. 보통 국내산은 100g에 1900원대 정도. 멕시코산은 1100원/100g인데 큰 차이가 없다. 애들도 자꾸 고기를 달라하니 회전율도 좋아졌다. (예전엔 고기를 상해서 버릴때도 더러 있었으니!)
관점이 변하니 보이는 것도 달라진다. 구내식당의 대부분의 반찬이 마카로니, 스위트콘, 국수, 가래떡 등으로 탄수화물 비율이 높다는 것. 다른 식당들도 밀가루를 섞어만든 어묵 볶음 등이 반찬으로 흔히 나온다는 것. 자주 먹던 칼국수나 잔치국수는 이제 거의 끊다시피 했다. 돈이 아깝다. 육수를 만드는 수고에 감사하지만 탄수화물을 그 돈 내서 내 몸에 들이고 싶지않다. 주5일 점심은 주로 구내식당에서 메뉴 고민없이 먹으면서 그날 식단중 고단백, 고지방 반찬을 위주로, 흑미밥은 절반만 먹는다.
가끔 먹던 라면은 여전히 먹는다. 애들이 좋아하는 떡볶이도 배달시켜서 먹는다. 그런 날은 운동을 꼭 하려고 애쓴다. 차라리 기름에 튀긴 단백질인 돈가스가 낫다.
흰밥+고기+쌈장+상추쌈. 그 맛있는 것, 오래 건강하기 위해 흰 쌀밥을 포기해야지 뭐. 쌀통이 비는 것은 관심밖이다. 이젠 냉장고에서 삼겸살이 떨어지면 불안하다.
#저탄고지 #중성지방 #고지혈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