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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 뻬드로 Jan 07. 2020

남자들의 개그찬가

신서유기를 보고 내 속에서 차오르는 시조 한 수

                                                당신의 순수함은 어디에 다다르나

                                                남자들 몸개그와 유치함 미성숙함

                                                아재가 아니라도 공감백배 하리라



    kbs 1박2일, mbc 라디오스타를 본 경험이 쌓이고 문득 떠오른 것을 시조 한 수로 적는다. 왜 이렇게 떼굴떼굴 구르며 재미있어할까 싶어서, 정신을 차리고 나를 되돌아 보았다. 


    '남자들은 유치하다'

    '남편은 우리집 큰 아들이다'

    '남자는 정신연령이 낮다'


    나를 두고 하는 내가 스스로 하는 말이다. 이 문장들을 예능 프로그램 출연자들에 적용해보면 어느 정도 맞는 것 같다. 그 남자들의 토크를 보고 듣고 있노라면, 공감도 되고 피식 웃음도 나오고 그들의 비애가 공감이 된다. 내가 남자라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이건 월드와이드하게 마찬가지인 것 같다. 

    찰리 채플린도 남자다. 미스터빈도 남자다. 심형래도 남자다. 1루수가 누구야도 남자들이다. 내가 읽고 있는 '하이에나 패밀리'저자 코메디언 줄리언 클레어리도 남자다. mbc every1의 대표 프로그램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도 스웨덴이든 인도든 어느 나라에서 온 친구들이나 남자들로만 구성된 출연진이 정말 웃기다. 


    물론 역사적, 사회적 맥락은 있을 것이다. 옛날에 오페라무대에서 여자는 무대에 서는 것이 금지되어 여자배역을 남자 카운터테너가 하거나 어린 소년이 했다는 것. 차별이 극복되어 투표권을 가지기 시작한 것도 50년 정도 되었나? (그 부분은 내가 미안하게 느끼는 부분이다) 성대결을 하자는 것은 아니다. 남자가 더 웃기거나 더 똑똑하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 비교적 키가 크고 힘이 세서 그런 것도 아니다. 


    어릴 때부터 학습된 '남자는 강해야한다, 남자는 울면 안된다, 근엄해야한다'는 편견이 와장창 깨지는 순간이라서, 카타르시스가 느껴져서, 대리만족이 되어서인 것 같다. 김준호의 찌질함, 김종민의 어벙함이 내 마음을 '무장해제'시킨다. 이것이 내 결론이다. 


(이런 면에서 보면 kbs 언니들의 슬램덩크의 흥행은 대성공이었다. 나도 열심히 챙겨봤고 열렬히 응원했으니까.)


Who's on fir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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