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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 뻬드로 Jan 23. 2020

나를 완성해주는 요리, 탕수육

차이니즈 레스토랑의 추억

    먹고 사는게 문제다. 
    

    주중에는 배고픈 것보다 직장인에게 절실하게 귀하디 귀한 휴게시간 1시간을 무엇으로 채우나 누구랑 먹나 해서 고민이다. 1시간에 메뉴결정과 식당이동과 식사와 디저트까지 끝내야하므로 절박함에 벼랑끝에 떨어지지 않으려고 신속히 결정하고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 시공간적 제약으로 반경 500m내에서 끝낸다. 


    주말에는 냉장고를 파먹을까 배달음식을 시켜먹을까 나가서 뭘 사먹을까, 배는 고프지만 집에서 편하게 해결하고 싶으면서도 주말이니 평소에 못먹는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다는 욕망이 뒤섞여 내 속에 뒹군다. 동시에 너무나도 기다려왔던 꿀같은 주말을 잘 분배해서 살고 싶다는 마음에 아침 따위는 거르기를 마지않는다. 


    달콤 짭짤한 면이 땡길 때 짜장면을 먹는다. 옆사람은 캡사이신이 들어간 짬뽕을 선택한다. 나는 '반드시 밥을 먹어야한다'는 친구는 기름칠한 볶음밥이다. 이 정도 모였으면 누구나 안다. 뭔가 하나가 부족하다는 것을. 돼지고기 등심 살코기를 새우깡 길이로 썰어 밀가루 또는 찹쌀 반죽을 묻혀 기름에 튀겨낸 후 미리 전분과 설탕을 풀고 따뜻하게 저어 만든 소스를 부먹 또는 찍먹하는 음식이다. 그렇다.


탕수육이다



    짜장면을 먹으면 탕수육이 생각난다. 뭔가 연상작용이 학습된 것 같다. 방탄노래처럼 DNA까지는 아니지만, 이 모든 건 우연이 아니니까. 내가 언제부터 그 비싼 탕수육을 같이 먹었다는건가? 탕수육을 처음 먹은 건 기억이 나지 않지만, 짜장면은 부산 구포역에 붙은 중국집에서 500원에 먹던 그 짜장면이 가장 맛있었다. 방학이면 형들과 외갓집에 가는 길에 반드시 들렀던 그 곳, 연탄난로 위 노란 양은 주전자에서 따뜻한 보리차를 내어오던 주인장의 손, 삶은 계란 반쪽, 스위트콘 몇 알, 채썬 오이 몇개가 올라갔던 그 짜장면이 그립다. 자스민차나 짜사이보다 그게 더 그립다. 설날이라서 그런 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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