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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 뻬드로 Dec 22. 2019

[개취리뷰] 사라장. 내 손에 불나게 하다!

우리 동네에 사라장이 온단다. 그게 말이 되냐?? 어머 이건 꼭 사야해!

내 40 인생에 길거리의 광고판을 보고 그렇게 홀리듯 티켓을 구입한 적은 처음이다. 그 출근길 만원 지하철에서 인터파크 티켓 앱을 설치하고 로그인하고 신용카드 번호를 입력하는데에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어머 이건 꼭 사야해!하고 지르고 나니, 왜 샀는지 스스로 궁금해졌다. 일단 구입하고 나니 명분이 필요하다. 현실 자각타임! 영화표에 8배정도가 되는 비싼 티켓을 사긴 했는데, 폼 좀 내기엔 비용이 너무 쎈게 아닌가? 아! 아내에게 연말 선물이라고 해야겠다, 결정하고 가족 캘린더에 입력을 했다. (가족 스케줄들 확인을 위해 서로 공유캘린더를 사용한다. 회사인가??ㅋㅋ)


그날이다. 눈이 오다가 비로 바뀌어 미끄럽고 추워진 연말 저녁. 안양아트센터 주차장 입구는 정말이지 바늘하나 세워놓을 틈도 없는 상황이었고, 건너편 만안구청에 주차를 눈치빠르게 하고 공연장으로 간다. 역시 로비가 사람들로 북적이고 이건 마치 예술의전당 축소판 같다. 기분이 좋다. 잘 왔다는 느낌이 온다.


자리에 앉으니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가 들리고 사라장과 줄리오 엘리잘데(피아노)가 입장. 우레와 같은 박수! 손바닥에 불이 날 것만 같다. 1부에 두 곡을 연주하는데, 편안한 음악이어서인지 졸음이 온다. 너무나도 깔끔하다. 20분의 인터미션 후 2부에는 좀 아는 곡들이 나올지 귀를 쫑긋 세우지만 ‘엘가의 사랑의 인사’만 아는 곡이다. 그런데 분위기가 이상하다. 관객들이 계속 박수를 친다. 이건.... 앵콜을 요청하는 박수라는 직감. 나도 계속 박수를 친다. 손에 불이 붙는다. 4번을 한다. 앵콜곡을. 모두 아는 곡으로. 행복하다! 나중에 검색해서 알았지만 울산에서도 4번의 앵콜을 했고 같은 곡으로 했다고 한다. 그래도 너무나 좋다. 스튜디오 녹음 실황에 앉은 것 같은 그 깔끔함, 아름다운 절도, 불타는 듯한 열정!


엘가의 사랑의 인사, 여인의 향기 ost 탱고, 비발디의 겨울, 여름, 바흐 G선상의 아리아!

이렇게 활발하게 연주활동 해줘서 고맙다. 이런 연주 들려줘서 고맙다.


12월29일에는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마지막 리사이틀 연다니 참고바람.(아마 솔드아웃?)


(2012년인가 직접 1미터 앞에서도 생생한 목소리와 원포인트 레슨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어 더욱 반갑다. 사라장)


#사라장 #월드클래스 #바이올리니스트 #클래식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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