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우는 시식 코너에서 언양불고기를 한 입 맛보았다.
‘오~ 정말 맛있다. 국물이 없어서 살짝 짭짤하고 달콤한 게, 밥이랑 곁들여 먹기 딱이네.
여기에 와인 한 잔 곁들이면 완벽할 것 같아.’ 제우의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갔다.
언양불고기의 짭조름하면서도 달달한 맛이 입안에서 퍼지며, 고향에서 먹었던 어머니의 고기 요리가 떠올랐다. ‘어쩌면 그리운 맛에 가장 가까운 음식일지도 몰라.’
제우는 이거라면 직장 동료들도 분명 좋아할 거라고 확신하며, 메인 요리로 언양불고기를 선택했다.
“5인분 주세요.”
“감사합니다, 손님.” 직원이 고기를 담아주며 말했다.
“총각이신 것 같은데 조금 더 담아 드렸어요. 자주 오세요~”
제우는 마트 직원이 살짝 더 담아준 불고기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미국과 달리 한국의 좋은 점은 이런 거 같아. 서비스… 이게 진짜 다르지.’
제우는 대학교 3학년 때 어학연수를 위해 미국에 다녀온 적이 있었다.
*** 미국 어학연수 시절
허겁지겁 햄버거를 먹는 제우.
”아, 따뜻한 밥에 국과 반찬이 너무 그립군.
그래도 이 가격에 고기를 먹을 수 있어서 좋긴 한데, 한국은 고기와 과일이 너무 비싸서…“
제우는 햄버거, 프라이, 음료수로 구성된 세트를 먹고 있었다.
계산서에 적힌 가격은 11.50달러.
제우는 팁을 아끼고 싶어 겨우 12달러만 테이블에 놓았다.
나가는 제우를 웨이트리스가 째려보며 속삭인다.
"팁으로 겨우 50센트라니…."
제우는 그때의 불편한 눈길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 현재
제우는 마트에서 장을 보고 돌아오는 길에 그때를 떠올리며 웃었다.
‘그때는 팁 문화 때문에 미국을 이해하기 참 힘들었어… 식사에 대한 가격을 지불했는데도 팁을 적게 주면 마치 내가 잘못한 것처럼 느껴지던 그 분위기… 지금도 상상이 안 돼. 그래서 그런지, 팁 없는 한국이 편하고 좋아.’
장을 다 보고 집에 도착한 제우는 좁은 단칸방을 둘러보며 한숨을 쉬었다.
“집들이 준비를 해야 하는데… 대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지?”
그는 식탁 위에 마트에서 사 온 반찬과 불고기 팩을 펼쳐놓고 고민에 빠졌다.
반찬들은 그럭저럭 괜찮지만, 메인 요리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막막했다.
“이걸 그냥 구우면 되는 건가?”
제우는 조심스럽게 불고기 팩을 열어보았다.
얇게 썬 고기에 양념이 고르게 베어 있는 것을 보고 그는 살짝 안심했다.
“생각보다 간단할지도 몰라. 그냥 불판에 올리고 구우면 되겠지.
스스로 만들어본 요리는 아니지만… 뭐, 오늘은 그게 최선이지.”
제우는 팬을 예열하고 불고기를 올렸다.
지글지글 소리가 나며 기름이 팬 가장자리에 튀었다.
순간 놀라 잠깐 뒤로 물러났지만, 곧 다시 다가서서 불판 위의 고기를 조심스럽게 뒤집었다.
‘괜찮은데? 생각보다 쉽잖아?’
제우는 서툴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뒤집개를 들고 고기를 또 뒤집었다.
고기가 갈색으로 익어가며 불판에 달라붙는 소리가 경쾌하게 들렸다.
고소한 향이 코끝을 스치며 작은 방 안에 퍼지자 제우는 서울에서의 첫 집들이가 조금은 성공적일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고기를 몇 점 집어 들어 한 입 맛보았다.
‘음… 정말 맛있다. 이 정도면 다들 좋아하겠지?’
제우는 자신감을 얻었다.
그러나 팬 위에서 고기가 타지 않게 잘 뒤집어야 한다는 긴장감이 밀려왔다.
‘이거 너무 타면 어떡하지? 처음부터 다 망치면 동료들이 실망할 텐데….’
불판 위에서 연기가 살짝 올라오자 제우는 급히 불을 줄였다.
고기가 너무 빨리 익어버릴까 걱정되었지만,
다시 한 번 뒤집어보니 익어가는 고기에서 더 진한 풍미가 느껴졌다.
‘할 수 있어. 내가 직접 만들어본 요리는 아니지만, 이 정도면 잘하고 있는 거야.’
불판 위에서 고기가 점점 더 먹음직스럽게 익어가는 모습을 보며 제우는 처음의 불안함을 조금씩 떨쳐냈다. 고기가 갈색으로 바삭하게 익어가는 모습을 보니,
동료들과 함께할 저녁이 성공적일 것 같다는 자신감이 차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