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금요일 저녁, 다들 오늘을 기다렸다.
제우도 유리도 영미 선배도 혜리 선배도.. 네 명은 지난 몇 주 동안 회사에서 제법 큰 프로젝트를 하느라 정신없이 보냈다.
프로젝트를 하며 쌓였던 스트레스를 오늘 금요일 저녁 퇴근 후 다 같이 술 한 잔 하며 풀자고 약속한 날이기 때문이다.
제우는 직장 동료들과 함께 오늘 어디로 갈지 의논 중이다.
제각기 다 다른 취향과 제안이 오갔다.
매사 적극적인 영미 선배가 먼저 제안한다.
“역시 금요일 저녁엔 삼겹살이 최고지! 소주 한 잔 곁들이면 피로가 싹 풀려.”
시끌벅적한 삼겹살 집에서 지글지글 고기를 구우며 잔을 짠 하며 마시는 시원한 소주를 생각하면 너무 솔깃하다.
“아니, 오늘은 수제 맥줏집 어때”
“맥주랑 소시지 먹으면서 가볍게 한잔 하며 밀린 대화도 하고 좋잖아?”
그동안 맥주와 소시지가 얼마나 먹고 싶었으면 평소 자신의 의견을 잘 말하지 않는 혜리 선배가 말하다니... 하지만 제우는 삼겹살에 소주로 마음이 기울었다.
다들 열띤 토론을 벌이는 중, 유리가 한참 눈치를 보다가 조심스레 입을 연다.
“저기… 스페인 술집 한 번 가볼래요?”
“바르셀로나에서 가본 곳이 생각나서요. 스페인에서는 술과 함께 간단하게 먹는 작은 요리를 타파스라고 부르는데, 다양한 맛을 한 번에 즐길 수 있거든요. 분위기도 좋고 타파스도 정말 맛있어요.”
팀에서 나와 동갑이자 막내인 유리가 제안했다.
동갑이라 그런지 제우도 삼겹살에서 스페인으로 마음이 기울어진다.
[타파스 - 스페인에서 술과 함께 즐기는 작은 접시에 나오는 음식을 말한다.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며 함께 즐기기 좋은 타파스는 스페인 문화의 중요한 일부분으로, 각기 다른 재료와 조리법이 어우러진 여러 가지 맛을 경험할 수 있다. 타파스는 여러 맛의 조합을 찾는 즐거움과 새로운 맛을 탐험하는 기쁨을 선사한다.]
제우는 유리의 제안이 반가웠지만, 다른 동료들이 호응하지 않을까 봐 살짝 긴장했다.
그는 동료들을 설득하려 애쓰며 말을 꺼냈다.
“스페인 술집도 좋지 않아요?”
“평소에 가보지 못한 곳이라 신선할 것 같고… 새로운 안주도 먹어볼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제우는 삼겹살의 유혹을 느끼다가도 유리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자신도 새로운 경험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자신 없는 조용한 말투로 넌지시 유리 의견에 힘을 실었다.
“삼겹살이야 언제나 먹을 수 있고.. 스페인 술집은 오늘 아니면 갈 기회가 없을 거 같으니… 음 가보면 좋을 거 같아!!!”
영미 선배는 밝게 웃으면서 큰 소리로 말했다.
영미 선배는 성격이 쿨해서 모든 결정에 있어서 시원 시원 하다.
“뭐… 영미가 좋다면 따를게. 스페인 술집에도 맥주가 있을 테고.. 유럽 국가이니 소시지도 있겠지??”
소심한 혜리 선배는 잠시 망설였지만, 곧 웃음을 지으며 영미 선배의 결정을 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