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M스쿨_학습일지 18
2024.04.01
April's Fool Day. 사람들의 인식 속에 4월 1일은 만우절이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기억되고 있다. 실제로 지인 중에 4월 1일이 생일인 친구가 있었으나, 그 친구는 스스로의 생일을 언제나 증명해야만 했었다. 생일 당일 주변 사람들에게 본인의 생일이라고 이야기하지 않고, 그 전이나 후에 학생증 혹은 주민등록증을 보여주며 열변을 토하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공교롭게도 오늘 학습일지로 기록하고자 하는 내용이 서비스 기획에 적용되는 심리학 이론에 관한 내용이다. 사람. 사용자의 행동에 따라 서비스의 사용성 혹은 성과가 결정되기에 사람 자체에 관한 관심을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이 서비스 기획이다. 이에 관하여는 기술과 논리로 설명되기 어려운 부분들이 늘 발생하는데, 이를 인문•사회학적으로 풀어둔 학문이 바로 심리학이다. 과연 앞으로 기획해야 할 서비스에서 고려하면 좋을 심리학 이론들에는 무엇이 있을까?
7주 차 과제 중 실무에 활용되는 심리학 이론 5가지(선택의 역설, 본 레스토프 효과, 밀러의 법칙, 서열 위치 효과, 피크엔드 법칙)를 정리하고 실제로 서비스에 적용된 사례를 찾아보는 시간이 있었다. 해당 이론들 중 가장 인상 깊었던 2가지 이론과 적용된 사례를 함께 살펴보려고 한다.
"많은 선택지를 제공하면 사용자에게 더 많은 인지 부하가 요구된다."
베리 슈워츠가 <선택의 역설>이라는 책에서 "선택권이 오히려 사람들을 무력하게 만들고, 좌절시키는 역설을 낳는다."라고 선택에 관한 권리를 주장한 데서 유래하였다. 사람들은 개인의 자유를, 특히 무언가를 결정함에 있어 주체적이길 원하기 때문에 그 주체적일 수 있는 상황을 다양한 선택권을 보장함으로써 권리를 행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곤 한다. 선택의 폭이 넓을 때,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자유의 범위가 늘어나므로 개인의 권리, 여기서는 선택권이 더 잘 보장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베리 스워츠가 이 부분에서 발생하는 심리적 역설 상황을 정확히 짚어낸 것이 인상 깊다. 시장 상황에 적용하여 설명하자면, 소비자에게 많은 옵션을 주었을 때, 오히려 결정을 내리기 어려워한다는 것이 그 예시가 될 것이다. 스스로 식당에 들어가 메뉴판을 볼 때를 상상해 보자. 늘 가던 식당이 아니라, 새로운 식당에 가서 무엇이 맛있는지 모를 때에 메뉴판에 의지하여 선택을 해야 하는 소비자는 선택지가 많을수록 오히려 선택지가 적을 때 보다 더 좋지 않은 선택을 하거나 심지어는 선택 자체를 포기하기도(식당을 나가기도) 할 것이다.
옵션이 많아지면 선택을 함에 있어 '기회비용'이 증가하게 된다. '기회비용'이 증가하게 되면 소비자는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을까에 관한 두려움을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그 결과 선택지가 많을 때 소비자가 선택한 후에 겪는 만족도가 떨어지는 것이다. 선택지의 다양성이 주는 이익보다 기회비용으로 인한 두려움이 그 다양성의 이익보다 넘어서는 순간부터는 이성과 논리의 세계가 아니게 된다는 것이다.
훌륭한 이성적 존재를 인간으로 규정하는 합리주의적 인간 상 앞에서 우리는 이것을 비이성적인 결과로 규정했고 그것을 '역설(Paradox)'로 표현한다. 선택이라는 자유가 주어졌음에도 선택 자체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이 생겨 선택에 관한 권리(자유)를 포기하는 것. 이것이 선택의 역설이다.
일상에서의 예시를 돌이켜 보면, 위의 메뉴판 사례도 있겠지만, 집에서 흔히 사용하는 리모컨에 수많은 버튼이 있더라도 사용하는 버튼만 사용하거나, 그 버튼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테이프로 막아 놓은 짤(우스운 사진)을 본 경험도 있을 것이다.
"평범한 것보다 특징적인 것을 더 기억하기 쉬운 현상"
Hedwig Von Restorff의 <고립효과>에서 유래한 것으로, 비슷한 것이나 같은 패턴으로 정보가 나열되어 있는 경우에 특징적인 1가지만 있으면 그것이 인상에 남기 쉽다는 이론이다. 이에 관하여는 구체적인 텍스트로의 설명보다 이미지로 얻는 직관적인 인사이트가 있으므로 아래에 이미지를 첨부토록 하겠다.
첨부된 왼쪽 사진을 통해 직관적으로 인지하게 되는 것은 파란색 원이 모여있는 곳에 빨간색 원이 하나 특징적이게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그 결과 왼쪽 사진을 접한 대다수의 사람들은 빨간색 원을 가장 먼저 인식하게 된다.
그렇다면, 두 번째로 인식되는 부분은 무엇일까? 첨부된 왼쪽 사진의 3번째 줄의 사각형이 그다음일 것이다. 빨간색 원보다 한 줄 밑에 있어 그 인식이 더딘 면이 있으나, 원과 사각형의 대비를 시각적으로 쉽게 인지할 수 있기에 사람의 뇌가 특징적인 요소로 인지하게 되어 2번째로 인식하는 요소가 파란색 네모라고 할 수 있다.
벌써 오른쪽 사진을 살펴본 사람들이 많아 이미 눈치챘겠으나, 2가지 덜 특징적인 요소로 차이가 있던 원들이 존재한다. 오른쪽 사진에 빨간색으로 마크 표시가 된 2 부분이 바로 그것이다. 위에 마커는 색은 똑같으나 위아래로 살짝 긴 타원이며, 아래 마커는 색이 살짝 진하게 다른 원이다. 이렇게 평범한 것과 대부분의 유사성을 가지게 될 경우는 사람이 인식하기 어렵다는 것이 해당 효과의 요지이다.
실례로는 어플에 사용성을 위해 고안된 알림 배지가 그것이다. 알림이 왔다는 표시를 빨간색 원 안에 알림 수를 표시함으로써 사용자가 알람이 왔으며, 몇 개가 왔는지까지 인식할 수 있게 된다.
불과 몇 주전,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 UX Writing>이라는 제목으로 사용자의 경험을 증진시키는 UX 심리학에 관하여 다룬 바가 있다. 사용자 역시 기계가 아닌 사람이므로, 사용자의 마음을 공감하여 그들의 경험에서 맞이하는 불편함을 심리학적 요소로 발견하여 이를 개선하는 것이 UX Writing이었고, 이를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하였다.
금일 진행한 심리학 이론과 간련된 학습에서는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 보다 더 먼저 선행되어야 하는 일에 대해 고민해 보는 시간이 아니었나 평가해 본다.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해선 먼저, 사람의 마음을 읽어야 했다. 왜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는지, 왜 불편함을 느끼는지, 심지어는 어느 부분에서 불편함을 느낄 수 있을 여지가 있는지와 같은 근본적인 부분을 알아채지 못한다면 엉뚱한 곳에서 사람의 마음을 얻고 있을 것이다.
향후 기획하고 개선하는 서비스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그 앞서서 '사람들의 마음을 읽는 일'을 놓치지 않아야겠다. 다음 시간에는 이 외에 추가적으로 제언받은 심리학 이론에 관하여 한 번 더 다루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