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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자유 일기

친구

배려하는 너, 역시 내 친구다

by 빽언니


"자니?"

"아... 아니 안 자"

"목소리가 자고 있었던 것 같은데?..."

"아... 좀 누워있었더니 그런가 봐 "


친구는 그냥 내 목소리 듣고 싶어서 전화했다고 했다.

뭔가를 말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 갑자기 말을 꺼내기가 뭐해서 그런지 애써 삼키는 것 같았다.


" 우리 내일 얼굴이나 볼까?"


그 친구가 미안해할까 봐, 비몽사몽 하는 나를 들킬까 봐 난 겨우 만나자는 제안을 먼저 했다.


" 그래 자, 내일 보자"


자고 있지 않았다고 말했는데도 제대로 말도 못 하는 내 목소리에 티가 났는지 친구는 몇 마디 어쩌고 저쩌고 하더니 자라며 전화를 끊었던 것 같다. 약속시간과 장소도 말했던 것 같은데, 아침에 일어나니 도무지 기억이 안 났다.


어디에서 몇 시라고 했었지? 이 시간에 네가 웬일이냐?라고 묻지만 않았을 뿐이지 졸려서 전화통화도 제대로 못 하고 요점은 놓친 셈이다.


카톡이 와 있었다. 친구는 만날 장소와 시간을 자세하게 써서 보내 놓았다.

내가 졸고 있었다는 걸 눈치챈 친구도 나를 배려했던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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