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참견하지 않는 물처럼 밍밍한 피아노 음악
사람의 목소리가 유독 듣기 싫은 날이었다. 온라인에서 음악을 뒤지다가 유튜브에서 <공부와 업무를 위한 편안한 재즈>라는 콘텐츠를 발견했다. 잔잔하고 평화로운 음악만 4시간 가까이 흐른다. 사람의 목소리는 전혀 없는 피아노 음악뿐인데 꽤나 듣기 좋다. 듣지 않아도 좋고 신경 써서 들어도 나쁘지 않을 물처럼 밍밍하고 순하고 흔한 멜로디라 좋았다. 자극적으로 "날좀 보소"라고 외치듯 귀를 잡아끄는 구간도 없어서 하루 종일 반복해서 틀어놓고 있기도 좋았다.
집안에서 일을 하거나 책을 읽거나, 노트북으로 웹진 작업하는 시간에도 방해가 되지 않고 오히려 하는 일에 집중하게 해 줬다. 음악과 커피가 맛있는 카페에서 손님이 별로 없는 시간대를 택하고 눈에 띄지 않게 한쪽 구석에서 앉아서 조용히 워드 작업을 하는 걸 좋아하는 내가 오늘은 어쩌다 만난 음악 덕분에 내 방구석에서도 그 분위기를 맛볼 수 있었다. 좋은 배경음악이 편안하게 해 주니까 커피를 한 잔 타놓고 오늘은 카페 기분을 내며 이것저것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