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놀기만 해도 시간이 부족하다
아들이 ADHD검사를 하고 왔다. 100프로 확실한 건 아닌 것 같지만 , ADHD에 가깝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약도 타왔다. 엄마인 나는 걱정이 되어 유튜브를 엄청 찾아봤다. ADHD에 관한 영상을 내가 아는 언어버전을 총동원해서 봤다. 특이한 건 오은영박사도 그랬지만 일본인 의사도 ADHD는 거의 <유전>이라고 말하고 있다는 점이다.
도대체 뭔가를 시작하지도 않고 안주하고 사는 남편은 ADHD랑 거리가 먼 것 같은데 내가 그런가? 싶어서ADHD증세를 가진 이들이 보인다는 특징이 나에게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 봤다. 처음에는 아닌 것 같았다. 난 극도로 내성적인 본성이 엄청 외향적인 사람으로 바뀐 사람이지만, 사실은 여전히 내성적이고 혼자있는 걸 좋아하고 나대는 걸 싫어한다. 그런데 예나 지금이나 나는 좀 산만하다. 뭔가를 이것저것 동시에 시작한다는 점이 ADHD증세와 유사하다.
또 나는 뭐든지 끝까지 한다는 장점이자 단점이 있다. 포기해야 마땅할 때도 끌려가기도 하지만, 관두고 싶을 때도 그냥 참고 간다. 그렇게 넘어가는 게 훈련됐다. 정확히 말하면 끈기 없는 내 스스로를 끈기를 길렀다고 해야 맞다. 나 스스로 훈련하고 채찍질하는 법을 터득해서 그런 것 같다. 완벽하게 잘하는 건 거의 없어도 중도포기는 없다. 많은 일을 벌이고 후회는 해도 그렇다고 관두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날마다 우라지게 바쁜 거다. 그게 문제다. 여러 가지 일거리를 마다하지 않다 보니 직업제안을 만나면 무조건 받아들이고 덤벼본다. 직업이 여러 개다.
방송대 대학원 석사과정에 있으면서, 중국에서는 온라인 영어선생님도 하고, 한국어도 가르친다. 20여 년째 광고잡지편집도 하고 있고, 평면디자인도 하고. 한국헤드헌터회사에서 헤드헌터로도 일한다.
나를 아는 사람이 한 곳에 모여있다면 모두 나의 직업을 다르게 알고 있을 것이다.
오늘은 새로 알게 된 위쳇샵에 쇼핑몰을 개설하는 걸 알려주는 매니저와 소통을 했다. 월요일에는 만나서 배우기로 했다. 새로운 교민몰을 형성할 것 같다. 어제는 우연히 유튜브에서 웹소설을 써서 성공했다는 사람의 인터뷰를 봤다. 오~저 정도면 나도 하겠는데 싶어서 새로운 계획을 추가했다. 아마 6월 기말고사가 끝나면 웹소설을 쓰고 있을 것 같다.
나야말로 ADHD인 거다. 아직은 괜찮다.
'과잉행동'에 '주의력 산만'해 보이면서도 집중력이 있다.
사실 나는 이런 내 성향이 좋다. 한 가지 일만 하면서 살기는 엄청 무료하다. 내가 즐겁다. 사람들과 노는 것도 좋아하지만 더 좋은 건 나 '혼자 놀기'다. 혼자 할 수 있는 모든 건 다 해 볼 작정이다. 200살까지 살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