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네가 해야 할 말도 아닌데 ...
문제의 발단은 내 주둥이였다
'주식투자로 돈 번 사람들이 요즘 많다던데 ...'
' 그러게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 우리가 바본가 봐 ㅎㅎ'
'그러게 ㅎㅎㅎ'
나를 포함한 A와 B .
우리 셋은 그 중 A의 집에서 점심을 먹고 차를 마시고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로 수다를 떨고 있었다.
앞을 다퉈서 말을 하느라 본인들이 뭔 말을 하는 지도 모르게
엄청난 양의 말을 신나게 뱉어내고 있었다
그러던 중 주식투자와 삼성전자가 1900원이 넘는 배당주를 준다는 얘기를 하는데
그까짓게 뭐가 많냐고 말하는 A의 말에 B와 나는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주식이 하나 두개를 가진 사람도 있지만
삼성전자를 5만원도 안될 때 산 사람도 많고, 몇 만개의 주식을 가진 사람도 있고
이번에 실적이 좋아서 삼성전자가 분기배당금이외에 역대급 특별배당금을 준다는 게
그렇게 우스운 건 아니다.
10000주라면 1900원 * 10000주 하면 배당금수입만 천구백만원이다.
라는 말을 하면서 상승기에 주식을 보유해서 얻는 이익은
그렇게 우습지 않음을 알려주려 했다
아무리 말해도 그렇게 얼마 안되는 돈이 뭔 돈이 되냐고 말하는 A에게 순간 나는
으그 머리 나쁘네
라는 말을 했다
사실 그 돈 1900원은 우습다면 우스운 거다.
10주를 가진 사람이라면 19000원이니까
누군가가 그까짓 거 우습다고 여긴다면 할말은 없다
그 기준은 개인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포인트는 그게 아니다
나랑 B는 우리와 같은 의견이 아닌 A를 답답해했는데
유독 나만 말 실수를 한 거다.
말귀를 못 알아듣는다는 잣대를 들이대며...
쉰이 다 되가는 A에게 내가 아무리 몇 살 더 먹은 언니였지만
'머리 나쁘다'라는 표현은 툭 내 뱉은 농담같은 말 실수가
그녀에게는 비수가 되었다.
몇 시간 후에 집에와서 난 문자로 사과하고 전화로도 사과를 했다
그렇지만 A는 사과를 받지 않았다.
A는 황당하고 화가 난다며 셋이 함께 있던 대화방에서도 탈퇴를 했다
평소에 자기 입으로 말끝마다
'저는 아무것도 몰라요. 바보예요' 를 말해서 상대방을 어쩔 줄 모르게 하던 A였다.
그런 A였기에 타인의 말실수도 적나라한 지적으로 느껴졌을지도 모른다
그녀의 아픈 상처에 소금이 확 뿌려진 셈이다
'그러니까 지 입으로 자기자신을 그렇게 말해도,
남이 그렇게 말하는 건 싫다는 거겠지'
A와 내가 틀어진 사건을 옆에서 고스란히 목격했던 B가 말했다.
언젠가 내가 내 남편의 흉을 보고 욕을 하는 데, 여러번 내 얘기 들어주던 친한 언니가
감정이입이 되었는지 내 남편을 같이 더 욕 하는 것이었다.
순간 나는 그 언니의 태도에 민망해서 오히려 뒷걸음치는
마음으로 남편을 두둔하려는 말을 했던 기억이 있다 ㅋㅋㅋ.
선을 넘었다는 게 이런 거구나
나는 내 남편 흉도 보고 욕하지만 너는 그냥 들어주기만 했어야지 ㅠㅠ
내가 나 자신을 낮춰서 바보라고 아는 게 없다고 말했다고 해도
너는 그냥 들어주기만 했어야지
막말도 하고 사과도 하면서 며칠동안 분주했던 내 주둥이의 덕분에 오래간만에 한번 더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