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순댓국을 엄청 좋아한다. 몇개월쯤 전인가 동네에서 맛있는 순댓국집을 찾아냈다.
남편에게 저녁에 그 순댓국집에서 만나자고 하고 집을 나섰다. 먼저 온 남편은 내가 도착할 때에 맞춰 시켜뒀다고 했다. 앉자마자 펄펄 끓는 뚝배기가 나왔다.
올해 처음 하는 외식이라고 조용히 고개 숙이고 말하는 남편은 힘이 없어 보였다.
몸도 아프고 직장도 잃었다.
기가 죽지 않게 애를 써 주고 있지만, 스스로 잘 힘내고 일어날 수 있게 도와주는 것도 그리 쉽지는 않다.
남편은 전투력을 상실했다.
가끔 입에 맞는 거 먹으러 가자고 나서는 일도 힘이 달려서 못하는지 내가 담당하고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