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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수의힘 Mar 09. 2023

크몽 마스터레벨이 되다.

일 년간 고생한 게 드디어 결실을 맺는구나.

크몽 마스터 레벨은 일 년간 누적 거래건수 300건이 넘거나 누적 거래금액이 8000만 원 이상이면 얻을 수 있다.


2월 한 달 동안 들어오는 주문들을 가급적 모두 받아 처리했는데, 누적 거래 건수가 290건 정도여서 이번 달에 다른 달 보다 10건만 더 하면 300건을 채울 수 있기 때문이었다.


들어온 주문에 대해서 견적을 제시할 때 가급적 높은 견적을 제시하기보다는 최대한 낮은 견적을 제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돈도 돈이지만 우선 많은 주문을 처리하면서 개발 경험을 늘리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덕분에 어느 정도 기본적인 틀을 갖추어 놓아서 다양한 주문에 대응하기가 쉬워졌다. 예전에는 고객의 수정사항이 하나 발생할 때마다 몇 시간씩 코딩을 했어야 하는데, 지금은 지금까지 모아둔 나만의 소스에서 비슷한 요청을 한 다른 고객의 케이스를 참고하면 되기 때문에 수정에 걸리는 시간이 비약적으로 짧아졌다. 덕분에 일하는 시간을 많이 단축시킬 수 있어 어느 정도 여유가 생겼다. 사업적으로 많이 발전한 것 같아 뿌듯한 마음이다.


3월은 교사들에게는 매우 의미 있는 달이다. 그만두었음에도 불구하고 머릿속으로 지금쯤 학교는 어떤 일들을 하고 있을지가 가끔 생각이 든다. 정년퇴직이나 명예퇴직한 선생님들 마음이 이럴까 싶다. 40대에 떠올릴 만한 생각은 아니지만.


이번 달도 벌써 1/3이 지나가고 있다. 저번 달에 너무 열심히 달린 탓인지 아직 소득은 저번 달의 1/4도 안 되는 상황이다. 이런 이야기를 할 때마다 아내는 직장인과 사업하는 사람 마인드가 많이 다르다는 이야기를 한다. 직장인은 월급날이 다가오기만을 기다리지만 사업하는 사람은 수익 정산하는 날이 무섭다. 프리랜서라서 딱히 월마다 수익을 정산할 필요는 없지만 월급쟁이 시절의 버릇이 남아서 월마다 한 번씩 수익 정산해서 아내에게 송금한다. 송금하는 금액이 저번 달보다 크면 뿌듯하지만 적으면 우울하다. 아내는 매번 송금받을 때마다 이만큼 벌었으면 충분히 만족하라고 하지만 금액을 떠나서 소득이 조금씩 늘었으면 좋겠다.


퇴직금 수령을 하기 위해 은행에 계좌를 개설하러 갔다. 동네가 참 한산한 분위기여서 유럽의 작은 시골마을 같은 느낌이 들었다. 유럽에 가본 적은 없지만.


결혼하고 이사 와서 이 마을에 산지도 벌써 6년 넘게 살았지만 평일 이 시간에 걸어본 적은 없다. 익숙하지 않은 경험이 주는 새로움을 느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의 일들을 열심히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며 내가 지금까지 학교에 오래 갇혀 있었다는 생각을 했다. 세상은 참 넓고,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한 하루였다.


글을 쓰고 있는 중에 들어온 수정요청이 총 세 건이다. 또 처리하러 가야 한다. 가급적 수정은 빨리빨리 해드리는 것이 좋다. 고객 입장에서는 잘 되던 프로그램이 갑자기 문제가 생기면 화가 날 테니까 수정을 최우선으로 하려고 노력하곤 한다. 오전에 기상해서 수정요청 확인하고 수정된 프로그램 발송하고 새로운 주문 들어오면 주문 건 상담하다가 수정요청이나 상담이 드문 밤에 새로운 프로그램을 코딩하는 것이 내 하루 일과가 되었다. 아직도 낯설지만 언젠간 이 일과가 나의 일상이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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