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는 존경하지만 교사는 존경하지 않는 사회
가르칠 교 敎 기를 육 育
교육이라는 행위는 우리 인류의 지속을 위해서 반드시 있어야 할 행위이고, 인류가 태어남과 동시에 인류의 소멸까지 이어질 행위이다. 오랜 세월을 거쳐 오면서 교육의 형태는 계속 변화해 왔지만 변화하기 어려운 본질은 교육은 어렵다는 것이다.
프로그램 하나를 제작하기로 하고 어제 하루 내내 제작했다. 제작하면서 불안한 요소가 하나 있었는데, 주소를 입력하는 창에 해당 주소를 입력했을 때, 웹페이지에서 올바른 주소를 출력해줘야 하는데 잘못된 주소를 입력하면 오류가 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다. 의뢰한 분께 문의하여 이 주소를 입력하는 양식이 항상 동일한지를 여쭤 봤는데, 그렇다고 하시기에 알겠다고 하고 계속 제작하여 프로그램을 발송했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역시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오류가 발생했다는 이야기를 보고 오류 로그를 확인해 봤더니 잘못된 주소가 입력되어 프로그램이 무한 루프에 빠지게 된 것이었다. 왜 주소가 잘못되었는지를 확인하니 주소는 사람이 직접 입력한다고 한다. 프로그램을 힘들게 만들어서 결정이 쉽진 않았지만 결국은 거래를 취소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사람은 모두 다르고,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사람은, 인간은 변수 그 자체라고 볼 수 있다. 어제 분명히 통했던 방법이 오늘은 통하지 않는다. 10명의 학생에게 도움이 되었던 방법이 1명의 학생에게 독이 될 수도 있다. 이 학부모의 요구가 다르고 저 학부모의 요구가 다르다. 심지어 한 학부모의 어제의 요구가 다르고 오늘의 요구가 다르다. 도저히 통제할 수 없는 변수, 그 자체가 바로 사람인 것이다.
그 수많은 변수들을 통제하며 결국 일 년을 마무리하는 교사의 업적은,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니다. 그 수많은 고뇌와 고통을 우리 사회가 인정하고 존중해 주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의 교사는 전문가로서의 교사의 이미지보다 공무원으로서의 이미지가 더 강하다. 이런 이야기를 할 때마다 듣는 이야기는 결국 칼퇴근이나 연금, 방학 등의 이야기로 귀결되는 것이다.
이젠 교사를 그만둔 입장에서 분명히 이야기할 수 있는 건, 그 월급 받자고, 방학 있다고 다시 교사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많은 교사들이 그런 이유로 교직을 계속 이어가고 있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비록 그 길에서 벗어났지만, 아직도 교사를 벗어나지 못한 많은 선생님들은 지금도 자신이 맡은 학생들을 걱정하고 있을 것이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우리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을 묵묵히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반드시 드려야 할 전문가에 대한 존중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