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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멍요정 Apr 07. 2021

뇌 기능을 못 쓰는 1인의 글쓰기

답이 없는 질문을 보며 생각하다.

사람은 우뇌와 좌뇌가 있고 각각의 하는 역할이 분명하게 나누어져 있다. 우뇌는 상상이나 감성을 담당하고 좌뇌는 이성적인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글을 쓸 때도 뇌의 역할에 따라서 써야 한다고 최근에 어느 유튜브에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처음부터 글을 다 생각을 하고 한 번에 딱! 써내려고 하는 초보자들이 많다고 지적을 하는 부분이었다. 이때 좌뇌와 우뇌의 역할이 나누어져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모르는 오류가 생긴다고 한다. 글을 쓰는 것은 좌뇌의 역할인데, 사람들이 상상력을 넣는 우뇌를 사용해서 글쓰기를 하려고 한다는 점! 이론을 들으면서 '아 그럴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을 했다. 그런데 나는 생각을 하고 난 후 글을 쓴다.


많은 작가들의 인터뷰를 보면 일단 써야 한다는 말이 참 많다. 일을 하듯이 정해진 시간부터 무엇이 되었던 일단 쓰기 시작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런데 나는 생각을 하지 않으면 오히려 글을 쓸 수 없는 사람이다. 최근 뇌 이야기를 듣기 전까지는 전혀 이상하다는 생각 없이 '자연스러운 거 아닌가?'라고 생각했는데, 내용을 알고 나니 '나 좀 이상한가..?'라는 질문이 생겼다.



나는 또래에 비해 뇌를 20% 밖에 사용하지 못한다.

뇌 검사를 했었다. 검사 결과가 나왔을 때 놀랄 수밖에 없었다. 나의 뇌는 거의 기능을 못하는 상태라고 했다. 사람은 평생 뇌의 10%도 못 쓰고 죽는다는데.. 나는 또래들에 비해서도 뇌를 20% 밖에 못 쓰고 있었다. 충격은 아니었다. 대신 웃펐다. 뭐 하나 제대로 기능하는 신체기관이 없다는 점이 슬펐고, 그래도 사는 데에 지장 없는 점이 신기했다.


우스갯소리로 "그럼 내가 또래만큼 뇌를 썼으면 천재였겠다!"라고 말했다.


타인들처럼 뇌를 사용할 수 없어서 내 나름대로 살아남기 위해서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생각을 하고 글을 쓰고 있었나 보다. 이렇게 생각하니 이해가 되었다.


어떤 주제를 쓸지, 어떤 내용을 담을지 골조를 만든 후에 글을 쓰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다. 프리랜서를 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상위 노출을 위한 글들을 썼는데, 쓰는 속도가 빠르다 보니 거래하는 분들이 좋아했었다.



고민이 된다. 앞으로 어떻게 무엇을 써야 할지.

말하고 싶은 게 생기면 일단 키워드를 적어둔다. 메모가 습관이기도 하지만 하도 생각나는 게 많아서 그런 것 같다. 많고 많은 것 중에 무엇을 고를까.


답이 없는 질문이지만 괜히 고민을 해본다.

사람 수만큼 다양한 글이 존재한다. 나는 내 글을 써야겠지. 하나씩 글로 남기다 보면 언젠가는 색깔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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