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에 남겨진 모든 커피들에는 이야기가 있다.
내 일상에서 요즘 말을 하는 일이 부쩍 많아졌다.
서울도 오고 가고 주변과 소통을 하는 일에서 항상 커피가 있으며 일하는 날, 쉬는 날, 본의 아니게
매번 약간의 긴장감을 가진 상태로 있다.
“혀의 전투력을 기르세요”
예전에 봤었던 유튜브 영상에서
한 카페의 대표님의 Q&A 영상에서 나왔던 멘트로
추출과 커피 세팅 관련된 질문에 대한 응답이었다.
어떠한 결과를 받는 시간이 바리스타들은
아주 길게 느껴지는 짧은 순간에 이루어진다.
다소 모순적인 문장이라 생각이 들지만,
30초 내외로 추출되는 에스프레소를 내리기 위해서
많은 부분을 고려하고 내려지는 순간에도
커피가 내려오는 추출양상을 보며 판단한다.
이렇게 완료된 한잔에 대한 커피를 볼 때,
결괏값에 대해서 가장 잘 알고 있는 것은
사실 추출한 바리스타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항상 느낀다.
그렇게 추출이 완료된 커피를 내어주시면서
레시피와 환경, 오늘 느낀 뉘앙스와
주간에 변화등 느낀 부분을 말씀해 주시며
어떤지 봐달라고 하시기에 스스로 듣는 입장의
마음을 더욱 다지려고 하는 요즘이다.
내가 전달한 말로 인해서 크고 작은 변화는
분명 생기기 마련이고, 커피가 다시 내려질 때
충분히 반영이 되기 때문에 신중해진다.
그렇게 책임을 가지는 직책에
책임감이 더해진 나는,
전보다 커피에 대한 문장들 속에서
무게감을 더한 소통을 하고 있다.
내가 하는 대화 속에서 전보다 짙어진 커피는,
피드백이라는 단어로도 동료에게 전달되기도 한다.
이를 반영하듯,
나의 단어와 문장의 농도가 선명해지기에
커피를 마시고 느낀 점을 말하는 부분에 있어
사용하는 단어와 문장을 정돈하게 된다.
이유가 있다면, 나 역시 늘 평가받는 대상이었고
지금도 커피를 만들고 검증을 받는 사람이다.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 평가를 요청했을 때,
많은 피드백을 들어보며 느꼈던 부분이 있었고,
그 때문에 커피를 주실 때 그 커피에 대한 느낌을
어떻게 전달해야 할지 말에 구조에 있어서
단어와 문장을 짧은 순간에 정돈하고
전달하려는 마음이 항상 내재되어있다고 생각한다.
내 사진 속 무수히 많은 커피 사진들을 보면
그곳에서 느꼈던 온도와 환경,
커피의 대한 생각과 모든 것을 종합하는 기억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잔 안에 커피는 하나의 색이지만,
그날의 담긴 내 감정과 대화들에서는
서로의 일상과 기억 속 삶에 대한 이야기가
녹아있다고 생각이 든다.
이것은 단순히 커피의 성분이 녹여진 것이 아니라,
그 하루에 이야기를 녹여낸 날이라고 느낀다.
내 기억 속 가장 남아있는
커피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면,
아무래도 심사위원을 경험했던
작년이지 않을까 싶다.
커피를 마시는 일에서 ‘평가’라는
책임감이 더해지고
커피에 대한 주제와 그를 통한
시연이라는 이야기를 통해서
한 사람의 생각을 듣게 되는 순간이었다.
그래서 심사위원을 했다는 경험은
돌이켜보면 벅차고 여운이 길었었다.
나는 커피를 마셨지만,
커피만 느꼈던 것 같진 않았다.
오랜 시간을 준비하고 자신의 경험을 녹여낸
그들의 이야기를 전달받았던 것 같다.
“사람이 온다는 것은 하나의 삶이 오는 것”
이라는 문장을 읽었던 때가 떠올랐던 그 순간들,
그래서 내가 커피를 좋아하는 이유는
단순하지 않고 맛과 향을 포함해서
커피가 가진 다양한 삶과 일상이
풍부하고 복합성이 있고
균형감도 있어서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기록에 남겨진 모든 커피들에는
이야기가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