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기를 할 수 있다는 것

개인적인 선택을 내려놓다.

by Serene Choi

수많은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

변한 것이 있다면 해가 길어져서

조금 더 밝은 계절이 왔고

느껴지는 온도나 향기가

온기를 만들어 내는 느낌이다.


최근 심경에서 많은 충돌이 일어났고

나의 감각의 기반은 모두 머리에서 돌고 돌았었다.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쌓이는 기분은,

뭉쳐진 실타래를 계속해서 풀고 있는 것 같았다.


다만 한 가지 크게 변한 부분이 있다면

나는 포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분명 올해를 시작할 즈음,

이루고 싶은 한 해 목표를 설정했었다.

그때 당시 나는 올해는 내가 심사위원으로서

조금 더 성장하는 모습과 인정을 받을 수 있는 해로

그리고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다만 최근에 그 포기를 선택했다.

분명 닿을 수 있는 거리에 있다고 생각했고

쭉 쌓아가고 있었는데 반대편 길에서

더 좋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을 봤다.


양보라고 하기엔

그 그림이 좀 더 나아 보여서.

이처럼 나는 내 선택이 항상 중요했었다.

늘 나를 지켜보고 돌보려고 애써왔었다.

더군다나 개인의 성장목표는 확고했는데,

같은 방향을 가는 사람을 위한

선택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허했다.


포기했을 당시엔 정말로 후회가 될 것 같았다.


이전 글에서도 쓴 적이 있지만,

올해 우리가 만나는 커피는 내년에

또는 추후에 만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커피는 환경에 의해서 변화가 많은 원재료고

매년 수확시기와 현재의 환경이 반영되며,

그렇게 수입이 되는지 안 되는지에 따라서

변화가 큰 원재료 식품군중 하나다.


이처럼 삶에 있어서 어떠한 선택을 한다는 것은

어쩌면 내년에도 또는 앞으로 오지 못할 선택이다.


하지만 그 그림은 하나의 나를 위함이 아니라

조직에서의 보다 나은 방향을 보고 있었다.


후회는 할 수 있을 것 같고,

시기가 다가오면 애써 외면할 내 모습을 알고 있다.

하지만, 내 선택을 결국 존중하는 건 나여야 한다.


내가 느껴진 감각은 이처럼 기록이 되며,

하나의 이야기가 끝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앞으로 보일 시간과 이야기는 또 다른 감각으로

그리고 내가 마주하는 다른 선택들이 놓일 것이다.

지금도 커피를 볶으면서 느끼는 건,

바라보는 시선으로 느껴지는 새로운 스타일이 있고

내게 주어진 7분의 시간에서도 많은 선택을 한다.

화력, 배기, 교반등 여러 세부 요소를 조절하여,

하나의 커피를 표현하는 로스팅을 하고 있다.


이처럼 나는 분단위의 어찌보면 짧은 시간에도

내 감각은 많은 선택을 하고 있다.

그러니 큰 범주의 포기는 사실 더 나은 방향을 본 나,

개인의 선택이 아닌 나를 존중하는 선택을 하기를.


그렇게 조금은 다른 감각을 마주하는 삶이

더 풍성하고 다채롭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