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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스틸러 Jun 16. 2018

살아 있다는 것에 대하여

어느 휴일...

분주한 일상에 익숙해져 있었나 봅니다.

관성의 법칙을 증명이라도 하듯 빠르게 흘러가는 삶의 속도를 줄이지 못한 채, 이른 아침 알람 소리가 울리기도 전에 두 눈을 뜨고 말았습니다.

꿈과 현실 사이를 건너며 짜증을 머금은 얼굴로 무거운 몸을 일으키다.

현실에 거의 다 다를 때서야 달력 속 오늘이 붉게 물들어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반쯤 감겨있던 눈을 다시 지그시 누르며 다시 한층 가벼워진 몸을 살포시 침대에 기대었습니다.

매듭짓지 못한 꿈의 이야기가 이어지고 모든 소재가 다 떨어지고서야 꿈이라는 늪을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햇볕이 가장 잘 드는 창가에 자리를 잡고 앉아 차분한 아침이 방해되지 않을 정도에 잔잔한 음악에 내 몸을 맡겨 봅니다.

밤새 굳어 있던 몸이 녹아 한없이 늘어지고 시간도 함께 늘어지는 듯 천천히 흘러갑니다.

느리게 흘러가는 시간 틈으로 평소 듣지 못했던 청량한 새소리가 흘러들어옵니다.

바람에 떨리는 나뭇가지의 움직임이 보입니다.

따스한 온기를 머금은 햇살이 나를 감싸 안는 것이 느껴집니다.


살아있다는 느낌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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