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그리며 현실을 걷다.

뭣이 중헌 지도..

by 심스틸러


불현듯 평소와 다르게 작은 소리하나 없는 침묵한 밤이면 난 죽음을 맞이한다.
다가오는 삶의 마지막 순간을 아무런 거부 없이 받아들이며 두 눈을 지그시 감는다.
어둠 사이로 다가올 시간보다 지나온 시간들이 머릿속을 매운다.
어느 때보다 생생하게 스쳐 지나가는 과거의 필름 조각들과 함께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흔적을 남겨 본다.
추억 속 지인들에게 보내는 편지의 여백은 고마움과 미안함으로 채워진다.
머지않아 고마움과 미안함의 반복은 후회와 아쉬움을 낳는다.

살아오며 두 눈과 가슴으로 담았던 모든 순간들을 시작으로
매 순간 좋은 추억들을 남겨준 친구들, 매일 같이 싸웠지만 누구보다 아끼는... 듬직한 동생을 지나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부모님을 떠올리자 미안함과 감사함에 감정이 섞여 참았던 눈물이 터져버리고 만다.
눈물의 근원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아닌 것은 확실하다.

행복 앞에 주춤거렸던 순간들이 너무나 아쉬웠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던 순간들을 되돌리고 싶었다.
죽음 앞에서 아무런 가치 없는 돈을 위해 살아왔던 어리석은 내가 너무나 미웠다.

이대로 눈을 감을 수 없다.
흐르는 눈물을 닦고 부을 때로 부어버린 눈을 뜬다.
지금 이 순간 나는 다시 태어난 것만 같다.
무엇을 위해... 무엇을 하며... 살아가야 할지 이제야 할 것 같다.
다가올 죽음에 후회하지 않을 현실을 살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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