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평가 100점
분위기 있는 커피숍, 로맨틱한 음악소리와 함께 테이블 하나를 사이에 두고 그 사람과 단둘이 앉아 있다.
남자와 여자가 사랑을 싹틔우기 위한 아름다운 순간이다.
카메라에 담았다면 로맨틱 드라마로 음악으로 만들었다면 설레는 발라드로 재탄생했을 것이다.
상대방의 보폭을 맞추어 서두르지 않고 조심스럽게 한 걸음씩... 서로를 알아가며 걷기 시작한다.
수즙은 미소로 어색한 벽을 무너뜨리며 조금씩 가까워진다.
풋풋한 만남은 어느새 끝이 나고 아쉬움에 다음 만남을 손꼽아 기다린다.
여기까지가 내가 그리던 그녀와의 첫 만남이었다.
현실은 아쉽게도 그렇지 못했다.
만남과 동시에 그곳을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그 사람은 나를 만나러 온 것이 아니라 평가하러 온 것 같았다.
그 사람의 질문들은 검사의 수사 기법과 동일한 형태를 뗬고 매 순간 나를 평가하며 점수를 매기는 듯했다.
무엇이 그리 바쁜지 짧은 순간에 나에 모든 것을 파 해치려 하는 것 같았다.
"우리 집안은 어떤 집안인지? 차는 있는지? 형제 관계는 어떻게 되는지..."
2시간이라는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른 체 그 사람과의 만남이 끝이 났다.
무엇을 위해 이 자리에 있었는지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그 사람이 사라지고 차가운 물 한잔의 도움으로 다시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어린 시절부터 교육의 틀 안에서 경쟁과 평가를 수없이 겪어 왔다.
세월이 지난 지금도 학교, 회사를 넘어 사람 사이에서도 좋은 사람으로 평가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평가의 순간은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한 부담으로 긴장되기 마련이고 이 수많은 긴장이 쌓여 하루하루를 피곤하게 만든다.
수많은 평가들로 피로해진 이 세상, 사랑까지도 평가를 해야 하는가...
자연을 보면 편안함을 느낀다. 그 이유는 자연만큼은 나를 평가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봐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자연 같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
자연 같이 사랑을 하고 싶다.
사회가 만들어 놓은 틀로 평가하고 주변 사람의 시선을 빌려 이것저것 따지는 그런 사랑이 아닌
자신만의 시각으로 서로 있는 그대로를 보며 함께 있을 때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사랑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