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165일차] 사귄다는 것

만남, 연애 그리고 사랑

by 김연필

사귄다는 건 어떤거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평소대로 일단 사전적 의미부터 찾아보았다.


사귀다

-서로 얼굴을 익히고 친하게 지내다.


라고 되어 있다.

그래 사귐이란 폭넓은 인간관계에서 가까워짐을 의미하고 있다. 친구가 된다는 것이 이런것이다. 그런데 이성을 만나 연애를 하게 되었을때는 그냥 친하게 지내는 것과는 분명 다르다고 생각한다. 뭐라 설명할 수 없는 오묘한 감정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대학시절 좋아하던 여자애가 있었다. 1학기에 1번씩 3번을 고백했다. 첫 고백을 보기좋게 거절당하고 우리는 친구가 되었다. 두번째 고백 후에도 여전히 친구였다. 그리고 세번째 고백의 순간, 그녀가 이번엔 다른 대답을 했다.


'사귀는 거랑 지금이랑 무슨 차이가 있는데?'


당시의 나는 다른게 많다고 대답을 했다. 니가 내 여자친구가 되는거고 할 수 있는 것도 더 많지 않냐는 그런 이야기를 했다. 얼마전까지의 나라면 같은 생각이었겠지만, 오늘의 나는 그렇지 않다. 그러니깐 그때의 나는 그 친구를 소유하고 싶었던 건데, 지금 나는 사랑이라는 밧줄로 내 마음이 다가가고 있는 사람을 묶고 싶지 않다.


소유하고 싶은 그 마음은 나홀로 이 사람과의 시간과 감정을 독점하고 싶고, 또 다른 누군가가 함부로 사이에 끼어들지 못하게 하기 위한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사랑에 빠진 사람이 그런 마음을 가지는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 마음이 어쩌면 믿음이라는 것의 부재에서 온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 만남 초기엔 상대를 잘 모르니 그럴수도 있지만, 동시에 자기자신의 마음도 확신할 수 없지 않나. 그래도 내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고 믿고 싶고, 안전하게(?) 만나고 싶은 마음에 나는 너의, 너는 나의 연인이라고 선언하게 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떠오른다.


사실은 그런 표현은 껍데기에 불과하지 않은가? 매일 만나서 밥을 먹고, 웃고, 추억을 쌓아가는 두 사람. 그 둘이 왜 나는 나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나는 누군가의 누구라고 선언을 해야하는 걸까?


다시 그 친구의 질문이 떠오른다.


'사귀는 거랑 지금이랑 무슨 차이가 있는데?'


사귀면 키스를 해도 문제가 안되고, 안 사귀면 문제가 되는게 아니다. 서로의 마음에 합의만 존재하면 되는게 아닌가! 아무에게나 아무렇게 던지는 말이 아니라면, 내 마음이 정말 소중하게 생각하는 그 사람에게 하는 말이 그 사람의 마음에 가 닿으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은가?


지금의 나라면 그시절 그아이와 남자친구, 여자친구를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구속없이 나의 마음을 그저 전해보려 노력할 것이다.


앞으로 누군가를 만나게 되면 그 사람과는 사전적 의미의 사귐을 할 것이다. 소유하지 않고, 그저 함께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결국 헤어지게 될까봐 두려워서도 아니고

누군가를 책임지기 싫어서도 아니고

사랑이 뭔지 모르기 때문이 아니다.


유효기간이 얼마나 될 지 모르지만

믿음을 지켜가는 진심과 진심이 만나는 그런 사귐을 나는 하고 싶기 때문이다.


-이 글은 30분안에 쓰려니 마음이 바쁘네. 조만간 좀 더 차분하게 생각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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