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1
그리운 사람이 있다.
한없이 그리운, 그런 사람이 있다.
어떻게 생겼었는지
사실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렇기에 그리움은 배가된다.
띄엄띄엄 남아있는 따스한 기운
그것이 그리워할 수 있는 것의 전부다.
아주 작지만
너무나도 분명하게 남아 있는 그 기억이 전해주는
느낌, 포근하고 따듯한 그 느낌.
그런 사람이 있다.
내 기억속에 그런 사람이 있다.
마음속에 그 사람이 있다.
#2
기억나는게 너무 적어서
아무리 머리속을 뒤져봐도
그게 전부라서
그래서 소중한 기억
살을 붙이려 노력을 해봐도
기억 속 그 사람은 그때 어땠을지 상상해보려해도
되지가 않는다.
아니, 마음도 머리도 그 무엇도 그러려는 의지가 없다.
그저 그 기억만이라도 남아있음에 고마워하며
그것을 붙잡고 울고 웃고 한다.
기억을 뒤적이며 울고 웃고 한다.
#3
세상에서 가장 가보고 싶은 곳이 어디냐고 사람들이 물을때면 보통 볼리비아의 우유니 소금사막이나 오로라가 보이는 북반구 어딘가라고 대답하곤 한다. 하지만 실제로 가장 가보고 싶은 곳은 따로 있다. 단지 갈 수가 없을 뿐이다. 기억이 나지 않지만 언제나 그리워하고 있는 그곳, 바로 엄마의 품속이다.
그래서 내가 연애라는 것을 하게되면 가장 좋아하는 스킨쉽이 그녀가 해주는 건 나를 품에 안아주는 것이고, 내가 하는 건 가슴을 만지는 일이다.
그리고 가끔씩은 새우처럼 몸을 구부려 그녀의 옆에 누워 그녀의 품으로 파고들기도 한다. 아마도 어린시절 충분히 누리지 못 한 엄마의 품같은 느낌을 그녀에게서 찾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혹시라도 당신이 나의 그녀이고, 이 글을 읽고 있다면 나를 많이 안아주세요.
앞에서도 옆에서도 뒤에서도
서있어도 앉아서도 누워서도
나를 많이 많이 안아주세요.
엄마의 품속보다 그곳이 더 소중해지도록
사랑으로 나를 많이 안아주세요.
내가 먼저 안아달라고 하기 전에
자주 따듯하게 안아주세요.
#4
엄마랑 팔짱을 끼고 데이트를 하는 아들들을 볼때,
전통시장에서 생선을 고르며 흥정을 하고 있는 아주머니를 볼때,
커피숍에서 아들자랑에 여념이 없는 어느 어머니를 볼때,
영화속에서 어머니가 아들을 위해 자신의 시간을 기꺼이 할애할때,
매년 5월 여덟번째 날에,
또 설날이나 추석에,
그리고 날 따듯하게 대해주는 여자를 만날때,
안타깝게도 기일도 생일도 모르기에 때로는 수시로,
엄마가 보고싶다.
오늘도 엄마가 보고싶다.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이 쌓여서
너무나도 많이 쌓여서
어느정도 덜어내고 싶은 이 밤,
나는 엄마가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