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226일차] Shall we Tango

Shall we Life

by 김연필

#1

까베세오를 아시나요?

스페인어로 끄덕거림일 뜻하는 말로 땅고에서 파트너를 정할때는 까베세오를 해야해요. 밀롱가(땅고를 추는 스테이지)에서 꼬르띠나(곡과 곡 사이의 쉬는시간에 트는 짧은 음악)가 끝나고 음악이 흘러나오면 마음에 드는 파트너를 향해 눈빛을 보내요. 상대방의 눈빛이 나를 향하고 있다고 확인이 되면 고개를 끄덕거려 상대에게 춤을 추고 싶은 의사를 전해요. 상대방이 내 까베세오에 까베세오로 응해주면 그때 자리에서 일어나 스테이지를 가로질러 상대방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어요. 그러면 상대방은 손을 잡고 일어날거에요. 그렇게 스테이지로 상대방을 안내하고는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춰 걸음을 걸으면 되요. 까베세오는 친절한 관심의 표현이자 예의바른 거절을 위해 존재해요.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상황을 찾기 위한 과정이에요.

그래요. 나는 매일 당신에게 까베세오를 할꺼에요. 내 마음을 조심스레 전할거에요. 거절해도 괜찮아요. 다음에 다시 또 전하면 되니깐요. 하지만 마음이 통했다면 내게 까베세오로 화답해줘요. 그리고 함께 삶을 걸어보아요.


#2

스테이지에 상대방을 데리고 나오면 홀딩을 해요. 처음이라면 오픈 홀딩, 전에 춘 적이 있다면 클로즈드 홀딩. 사실 홀딩은 크게 중요하지 않아요. 서로 어떻게 맞춰갈까? 그게 중요해요.

처음 만난 상대라면 첫곡에는 서로의 리딩과 팔로잉의 에너지의 정도, 보폭 그리고 음악을 듣는 뮤지컬리티를 탐색해요. 한걸음 한걸음 걸으면서 서로 가장 이상적인 상태를 찾아가요. 그렇게 첫곡을 둘이 함께 탐색하며 걸어요.

이처럼 우리도 서로가 처음이니 이건 어떤지, 저건 어떤지 함께 맞춰가 보아요.


#3

기본적인 확인은 끝났어요. 워밍업은 끝났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함께 걸어봐요. 첫 곡에서 파악이 되었다면 보통 이제 클로즈드 아브라소로 함께 걸어요. 여기서는 걷기 외에 내가 할 수 있는 기술들을 조금씩 시도해봐요. 내 에너지가 어디까지 전해지는지, 내가 부족한지, 아니면 내가 욕심을 줄여야 하는지 그런 것들을 확인해요. 3분정도의 시간은 짧지만 충분해요. 적어도 오늘 어떻게 당신과 걸어야 할지 나는 이제 알게되요.

내가 보여준 모습과 당신이 보여준 모습을 토대로 우리는 어떻게 걸어야 할지 이제 알아요. 안다고 다 되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뭘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게 되었어요.


#4

이제 두곡이 남았어요. 남은 두곡은 우리가 주인공이 되는 무대에요. 상대의 보폭, 내가 전하는 에너지를 받는 정도, 음악에 대한 이해가 어느정도인지 파악이 되었어요. 이제부터는 우리둘이 전체와 조화를 이루며 걸어요. 지금까지 잘 맞아 왔다면 우리에게는 더 즐거운 시간이 기다리고 있는 거에요. 음악도 우리가 더 즐겁고 만족할 수 있게 흘러나오고 있어요. 중간중간 실수해도 괜찮아요. 그게 땅고니깐.

마찬가지에요. 당신과 나의 삶도 정답이 없어요. 우리 둘이 걷는 것, 그것이 우리의 정답이에요. 실수도 할거에요. 뭐 어때요? 맞춰가는거죠. 그게 다르게 살아온 우리가 선택해야할 행동이잖아요. 그대여 나와 함께 걷지 않을래요?


#5

땅고는 걷는게 전부에요. 미리 짜놓고 맞춰 걷는게 아니에요. 그때 그 순간, 그 순간을 함께 걷는 거에요. 하나의 심장으로 4개의 다리가 걷는 거에요. 어때요? 그대 나와 같은 마음으로 각자의 삶을 함께 걸을 준비가 되었나요? 그럼 아무말 없이 내 까베세오에 맞춰 내 손을 잡고, 내 품에 안겨 함께 걸어요. 모두에게 똑같은 시간이지만 우리만의 시간으로 채워나가요.

Shall we Tango? Shall w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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