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1
꼬르띠나가 끝나고 딴다의 첫 곡이 나온다. 다행이다. 일단 아는 곡으로 시작이다. 이정도 템포라면.. 그래, 한 번 신청해봐도 괜찮겠다. 처음 보는 땅게라다. 몇딴다 전 부터 눈에 들어왔다. 고수라는 느낌은 들지 않았지만, 뮤지컬리티를 즐기는 기분이 매력적이었다. 다른 땅게로에게 선수를 빼았기지 않도록 그녀의 위치는 항시 파악하고 있었다. 조급해보이지는 않게, 하지만 빠르게 그녀가 앉은 자리를 바라보며 고개를 오른쪽으로 두번 까딱까딱 까베세오를 날린다. 그녀의 눈동자와 내 눈동자가 부딛히고, 그녀가 수줍은 미소로 고개를 끄덕인다. 예스! 가볍게 심호흡을 하고 일어서 무대를 가로질러 그녀에게 다가간다. 춤을 추고 있을땐 몰랐는데, 이렇게 그녀를 바라보며 다가가보니 부끄러운듯 웃으며 슬쩍 올리는 입술 옆에 슬쩍슬쩍 드러나는 보조개가 보인다. 살짝 내 자신이 대견스럽다. 까베세오를 하고 다가가며 이런것을 볼 여유가 생겼으니 말이다. 그녀 앞에 서서 왼손을 내민다. 그녀의 오른손이 내 왼손위에 포개진다. 옅은 미소를 띄우며 그녀를 플로우로 인도한다. 드디어 그녀와 나, 무대위에 마주섰다. 그녀의 오른손을 살포시 얹운 나의 왼손에 조금 더 에너지를 주어 우리 둘의 눈높이 정도도 들어올린다. 오른손을 들어 그녀의 왼쪽 날개뼈 아래쪽에 지긋이 얹는다. 힘은 주지 않는다. 그녀도 움직임이 없다. 그래, 처음이니 어쩌면 첫 곡은 오픈홀딩이 좋겠다.
땅고의 첫 곡은 탐색전이다. 뭐 익히 알고 있는 상대라면 탐색전 같은 것이 필요없다고 생각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아무리 많이 함께 춤을 춰 봤을지라도, 상대방의 오늘 기분, 근육의 상태, 음악에 대한 이해의 상태 등 변수는 많다. 오늘, 지금 이 순간, 함께 꿈길을 걷길 원하는 그녀고 나다. 혼자 걷는 길이 아니다. 그렇기에 서로를 살피는 이 시간을 욕망으로 덮어서는 안 된다. 아브라소의 텐션은 어느정도인지, 보폭은 어느정도인지, 음악의 어느 부분에 그녀의 마음이 조금은 달아오르는지 알아채야 한다. 그러면서도 기본적인 리딩에 충실해야 한다. 아는 곡이 딴다의 첫 곡이라 다행이다. 땅고 음악을 많이 듣고 틀어본 DJ들이 이럴땐 꽤 부럽다. 첫 곡이 끝났다. 내 앞의 그녀의 표정을 조심스레 살핀다. 입은 열지 않는다. 대신 미소를 전할 뿐이다.
두번째 곡이 시작되었다. 아.. 모르는 곡이다. 들어본 적은 있지만, 그뿐이다. 서로가 어디까지 받아 줄 수 있을지 확인해보고 싶은 내 마음에 비상등이 들어왔다. 마인드 컨트롤을 한다. '실수만 하지 않게 해주소서. 그렇게 해주소서.' 다시 왼손을 들어 눈높이로 맞추고 오른손을 그녀의 등에 얹자,그녀가 내 안으로 스며들어온다. 그녀의 가슴이 내 가슴에 와 닿았다. 둘 사이의 중심점을 기준으로 우리만의 원, 아브라소로 만들어진 공간이이 생겼다. 첫곡에서 내 리딩이 나쁘진 않았나보다. 클로즈드 홀딩이 시작되었다. 물롬, 내가 에너지를 써서 클로즈드 홀딩에 대한 의도를 전할 수 있다. 하지만 땅게라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 그것이 내 룰이다. 가슴이 붙지 않은 오픈 아브라소보다 클로즈드 아브라소가 리딩하기에 더 유리한 건 사실이다. 땅고는 팔로 리딩을 하는 춤이 아니다. 상체를 통으로 사용한다. 그래서 클로즈드 아브라소가 더 유리하다. 대신 잘못된 리딩은 더 잘 전달될 수 있다. 땅게로가 유의해야 할 점이다. 그녀는 적당한 무게감으로 내 리딩을 받고 있다. 오픈 아브라소때보다 좀 더 여유로운 보폭으로 걷기가 가능했다. 아직 내 팔에 에너지가 소모되고 있나보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