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를 먹었나?
덥다. 더워도 너무 덥다.
자전거로 여행다닐때야 운동량이 많아서 그랬다고 치겠지만, 그냥 걷기만 해도 땀이 이정도로 흐르는 날씨라니.. 정신이 잘 차려지지가 않는다. 며칠째 이어진 열대야에 밤잠을 설치는 건.. 뭐.. 당연한 것 같은데, 그 덕분에 컨디션은 영~ 꽝이다. 아무튼 오늘도 30분 글쓰기를 시작했다. 조용한 고백하나 하자면 지금 쓰고 싶은 마음은 딱히 없지만, 그나마 지금이 쓰기에 최적기라고 생각했다. 지금이 아니라면.. 아마 오늘 대놓고 빼먹는 첫날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젠장.
마음에 걸리는 일이 여러개 있다. 하지만 뭘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다. 나름대로 이런저런 방법으로 해결을해보고자 하지만, 내 마음과 세상의 마음은 같지가 않기에 여전히 풀 지 못한 수학문제처럼 남아있다. 얼마나 오랫동안 남아있을런지 알 수는 없지만, 일단 조바심은 내지 않기로 했다. 당장의 마음의 조급함이 우선이 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아.. 날도 더운데 이런 글을 쓰려니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 이럴때 다른 이야기로의 빠른 전환이 좋겠는데.. 딱히 전환할 화제가 없다.. 젠장.
눈동자가 아름다운 사람이 있다. 그 눈을 바라보고 있으면 괜시리 기분이 좋아진다. 그 사람의 눈을 보고 싶다. 충분히 오랜시간 천천히 그 눈빛을 마주하고 싶다. 그 눈빛에 비친 내 눈빛을 넘어 다시 그 사람의 눈빛으로 가득한 그 세상속에 빠져들어 아무런 상념도 없이 그냥 그 상태로서의 만족스러운 기분에 도취되고 싶다. 그럴수가 없다는 사실이 또 속상할 뿐이다. 젠장.
만원버스에 탄 기억이 떠올랐다. 아무생각없이 나온 정류장, 버스 도착 시간을 확인하니 무려 14분이나 남았다. 그늘도 없는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린다. 노트북이 들어있는 백팩이 무겁다. 다행히 정류장 벤치에 자리가 있다. 가방을 내려 놓았다. 숨막히던 등에 바람이 살짝 불어온다. 척추라인을 따라 땀방울이 구른다. 버스가 오려면 아직도 13분이다 더 기다려야 한다. 앱으로 버스 시간을 체크하지 않고 나온 내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몇번 갈아타더라도 다른 버스를 타볼까 싶어 버스 노선도를 확인해 보았는데, 내가 가야 할 곳으로 데려다 줄 버스는 단 한대 뿐이었다. 땡볕아래서 버스를 기다린다. 이제 상체를 넘어 하체에도 땀이 흐르는 것이 느껴진다. 하아.. 10분...7분...4분...1분... 땡볕아래서 더위와 조용한 사투를 벌이고 있다보니 드디어 잠시후 버스가 도착한다는 안내멘트가 나왔다. 가방을 메고 일어서서 버스를 기다렸다. 사람들보다 조금 먼저 타고 싶었다. 하지만 버스는 느림보 거북이 마냥 천천히 천천히 오고 있었다. 드디어 버스가 보인다. 아..버스가..사람들로 이미 가득하다. 하긴 이정도 텀으로 오는 버스라면 그러고도 남겠다. 탑승할 자리가 없을까 두렵다. 이 버스가 지나가고 나면 또 15분 정도 기다려야 할텐데... 그 선택은 절대 피하고 싶었다. 다행히 버스에 올라탈 수 있었으나 콩나물 시루마냥 가득한 사람들 속에 있어야 했다. 에어컨 바람이 나옴에도 불구하고 불타오르는 몸뚱아리의 열기를 식히기에는 부족했다. 또 하필이면 주위에 여자들이다. 그나마 등뒤에 있는 분은 가방이 차단을 해주지만, 내 앞과 양 옆의 여자분들과의 접촉은 피하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버스안 포지션도 썩 좋지는 않다. 몸의 움직임을 줄이기 위해 손잡이를 꽉 잡는다. 도로위의 많은 차들 때문에 끼어들기 하느라 바쁜 버스의 역동적인 움직임에 반응하지 않기 위해 팔과 다리에 힘이 들어간다. 더워 죽겠는데 힘까지 쓰려니 더 힘이 든다. 그때 왠 여자 한 분이 내 옆으로 더 다가온다. 어어.. 이분 왜 이러시나.. 안그래도 안 붙으려고 안간힘을 쓰며 공간을 확보중인데 이러시면 나는 어쩌란 말인가.. 접촉에 대한 의식을 하자 몸에 열이 더 나기 시작한다. 창밖으로 지하철 역 입구가 지나쳤다. 안되겠다. 내려야겠다. 이렇게 가다가는 열불이 터질것만 같다. 정류장에 도착하자마자 버스에서 탈출했다. 지하철 역을 확인하니 겨우 한 정거장 왔다. 버스를 타지 않고 걸어왔으면 10분전에 이미 도착해서 시원한 지하철 안에 있었을 것이다. 젠장.
아..그만 쓰고 싶은데, 아직 시간이 남았다. 이를 어쩌나 싶다. 조금전 버스 에피소드를 마치면서 이미 내 마음은 글쓰기가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이를 어찌해야 하는가? 뭐, 어쩌겠는가? 그냥 쓰는거다. 묵묵히까지는 안되더라도 꾸역꾸역 써야한다. 이렇게 쓴다고 내 글쓰기 실력이 나아질거라고 믿냐고? 글쎄, 글쓰기 실력이 나아지지는 않을지 몰라도, 책임감은 그래도 조금 더 강해질거라고 믿는다. 워낙 이것저것에 관심이 많고 끈기가 부족한 나인지라 이런 노력이 필요하다. 오늘도 정신승리인가? 젠장.
하하하 이제 1분 남았다. 지금까지 쓴 글 중에..(지난번에 빼먹은 하루 빼고) 어쩌면 가장 정신없고 대책없는 그런 이상한 글을 쓴게 아닌가 싶다. 젠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