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39일차] 요리가 주는 즐거움

꼬신냐를 만들어보다

by 김연필

집에서 휴식을 취하다가 문득 얼마전에 배운 브라질 요리를 만들어 사람들과 함께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휴의 마지막날, 오늘이 적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평일이라면 함께 만들어 볼 시간이 부족하고, 배운 뒤 처음으로 직접 만들어보는거라 시간적 여유가 있을때 만들었으면 했다. 씻고 동네 대형슈퍼마켓으로 갔다. 오늘의 메뉴는 꼬신냐와 페이조아다이다. 필요한 재료를 구입하려고 하는데, 우리 동네 슈퍼에는 페이조아다를 위한 재료가 반 정도밖에 없었다. 요리를 하는데 필요한 시간이 3시간이기도 하다. 이 무더위(조금 시원해졌지만 여전한)를 뚫고 모든 재료를 구할때 까지 돌아다닐 마음까지는 없었다. 꼬신냐를 위한 재료는 확보 가능한 상태, 페이조아다대신 스파게티를 만들기로 하고 재료들을 가지고 쫄깃쎈타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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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시피에 따라 요리를 시작했다. 사이좋은 쫄친들이 함께 했다. 지난번에 쿠킹앤에서 요리를 배울때의 기억을 되살려 준비를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손이 더 많이 갔다. 그땐 어느정도 준비를 해 주었는데, 이번엔 모든 과정을 직접해야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수업시간인 30분정도만이 끝났던 요리시간이 무려 2시간이나 소요되었다.(반죽을 냉장고에 휴지한 시간 20분을 빼더라도 너무 오래걸렸다.)

그렇게 꼬신냐를 완성하고 나니, 스파게티를 만들 엄두가 나지 않았다. 일단 꼬신냐를 먹고 부족하면 또 만들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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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비쥬얼은 지난번처럼 잘 나왔다. 함께 모여서 시식을 시작했는데, 반죽에 밀가루가 좀 덜 들어가서 속을 넣고 싸기가 어려웠는지 반죽이 너무 두껍게 되었다. 감자맛이 너무 강했다. 속도 좀 싱거운 편인데 피가 너무 두꺼우니 전반적으로 싱거운 느낌. 스파게티를 하려고 준비한 토마토소스를 이용해 꼬신냐 소스를 만들었는데, 그것이 나름 신의 한수였다. 그래도 처음 먹어보는 브라질 음식인데다, 아직 손에 익지 않은 우리들이 함께 만들어 본 요리였기에 다들 즐겁게 먹어주었다. 작지만 헤비한 음식이라 2-3개씩만 먹어도 배가 빵빵. 그렇게 스파게티를 만들 이유는 다행히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페이스북에 오늘의 요리 이벤트를 알려두었는데,뒤늦게 알고 온 쫄친들(운이 좋은거라고 해야할지, 아닐지는 개개인의 판단이 되겠지만)중 몇몇은 맛을 볼 수 있었고, 몇몇은 그러지 못했다.


오늘 요리를 하면서 느낀점이 있다. 요리에 필요한 좋은 재료를 사기 위해 발품을 파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새삼 알아챌 수 있었다. 덥다는 핑계로 만들고 싶은 메뉴를 바꾼 나였다. 뭐, 나야 누가 시킨것도 아니고 그래야 할 의무도 없고, 돈을 받고 하는 음식도 아니었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어떤 음식을 만들어 준다는 건, 메뉴를 선택한 순간부터 재료구매, 그리고 조리까지 공이 많이 들어간다. 발품을 팔고 자신의 시간과 마음, 그리고 손길이 깃들어 있는 것이다. 누군가가 만들어주는 음식을 좀 더 고마운 마음으로 먹어야 겠다.

또한, 함께 만드는 즐거움은 역시 내 스타일이다. 조금 못생겨도, 실수해도, 그래도 좋다. 함께 만들었기에 프로다움에 대한 기대가 없다. 아마추어의 즐거움이 있는 음식이 나왔다. 정말 맛있는 걸 먹고 싶으면 프로의 음식점을 찾아가면 된다. 내 나름의 만족감이 있는 것 처럼, 요리에 손을 보탠 쫄친들도 그들 나름의 만족감이 있을 것이다.


아무튼 기분이 좋다. 다음에 만들면 좀 더 맛있게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다음엔 페이조아다도 도전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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