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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펜크래프트 May 26. 2024

소금빵 또 만들기 / 카페에서 외국인으로 오해 받다

저번에 만든 소금빵이 너무 맛있어서 문구점 오시는 분들 드리려고 9시부터 반죽 쳐 2시에 구워냈다. 10개를 챙겼으나 오시는 분이 많지 않아서 적당히 나눴다. 부족하면 어쩌지 했는데 기우였다. 블레소레이유 말고 사둔 코끼리 강력분 10키로를 사용하려고 포대를 풀었다. 하지만 블레소레이유처럼 밀가루에서 풍부한 향이 나지 않고 밋밋했다. 10키로를 어디다 쓰지... 다음엔 아바론이나 블레소레이유로만 만들어야지. 판매도 당연 이걸로. 버터는 이즈니가 제일 나은 거 같다. 판매가가 오르더라도 최고급 재료를 이용해 소량만 생산, 판매해야겠다. 빵 전문점이 아닌 이상 저렴한 재료로 박리다매 하는 건 불가능하다. 다른 할 일도 많다보니. 우리는 자타공인 최고급 재료로 만들어 고급진 느낌의 맛을 좋아하는 분들께 어필해야겠다. 또, 지속가능한 매장 운영을 위해 무리해서 생산하지 말아야겠다. 돈욕심 부리다 몸 축나면 서비스부터 엉망이 될 테고 찾아와 주신 고마운 분들께 큰 죄를 짓는 일이 되니 말이다.


쓸쓸히 문 닫고 퇴근하는데 집에 에스프레소 원두가 없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커피몽타주는 배송에 시간이 걸리니 급한 대로 갈 곳이 없을까 하다가 종종 가던 앤트러사이트로 발걸음을 돌렸다. 원두 두 봉지 고르고 카운터에 내밀었는데 직원 분이 멋진 발음으로 " Do You Need A Bag?"이라고 물어봤다. 내가 외국인인 줄 알았나? 신한카드를 내미니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고 직원분의 입에서 "아;;;"가 육성으로 나왔다. 많이 뻘쭘했으리라. 한국인인 걸 알고 나니 "원두 사시면 커피 한 잔 드린다.", "원두 맛 두 가지 선택 가능하다." 등 술술 한국어로 말하신다. 재밌는 경험이었다. 10년 전 군복입고 휴가 나왔을 때 길에서 한 아주머니가 "한국군 맞아요?" 물어 본 이후 외국인으로 오해 받은 두 번째 날이다.


2024년 5월 25일 토요일




몽블랑 요한 스트라우스 만년필 F촉

동백문구점 흑장미 만년필 잉크

동백문구점 에피파니 하드커버 노트


소금빵 성형 이후 팬닝 상태



굽기 전 물을 분무하고 펄솔트를 뿌려준다.



완성!

굼벵이 같이 생긴 빵들



귀엽죠?



엄청 바삭해요



표면이 밋밋해서 다음엔 버터 녹인 거 바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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