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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넬로페 Mar 30. 2021

나는 쓰레기를 줄일 수 있을까?

환경을 위하여

최근 자주 등장하는 환경문제는 두려운 앞날을 경고하고 있지만, 우리는 그 경고 앞에서 어떤 모습일까? 뉴스에 나오는 쓰레기 산을 보면서 경악하다가도, 손쉽게 물건을 사고 버리는 습관을 이어가는 우리는 자연의 경고를 무시한 채 살아가는 crazy 한 사람들은 아닐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어느 날엔 바다에 버려진 플라스틱 빨대가 거북이의 코 속으로 들어간 장면이나, 플라스틱 끈이 거북이의 몸통을 감싸서 조롱박 모양을 하고 살아가는 모습들을 보면서 무엇을 느끼는 것일까? 안타까운 거북이의 코와 등에 한숨을 쉬면서도 어느새 그 한숨을 잊고 일회용품을 사용하고 버리는 우리가 한심하기만 하다. 나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지금 직면하고 있는 이 환경의 경고를 우리는 언제까지 무시할 수 있을까?


물론 내가 환경의 경고를 완전히 무시한 채 살았던 건 아니다. 굳이 핑계를 대자면 그 환경보호라는 시도가 일상에서는 굉장히 번거롭고, 늘 신경이 곤두선채로 있어야하기 때문에, 내가 나를 매 번 바로세우지 않으면, 어느 순간 제자리로 돌아가게 되어서, 결국엔 환경이슈에 둔감한 생활을 지속하게 되었을 뿐이다.


그래도 내가 처음으로 환경에 관심을 가졌던 때를 기억해볼 수 있다. 어느 날 제레미 리프킨의 육식의 종말을 읽었을 때였다. 책에선 인간이 육식을 함으로써 일으키는 수질오염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있었는데, 어린 나에게 고기 한조각과 맞바꾼 핏물들이 충격적이었던 것 같다. 나는 그때 과감히 '채식주의'를 선언하고, 3년 동안 채식 생활을 이어 나갔다. 건강 때문도, 동물 보호 차원도 아닌 오직 환경을 위해서 시작한 나의 채식은 그렇게 어려운 도전은 아니었다. 별다른 유혹없이 3년을 잘 견뎠기때문이다. 아무래도 내가 그 도전에 성공할 수 있었던 건 혼자와의 싸움에 익숙하던 외국생활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한국에 돌아온 이후 나의 채식은 사람들과의 삼겹살 앞에서 무너져 버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제는 나의 채식 경험이 내 과거 어느쯤에서 환경을 위해 시도했던 하나의 추억으로 남겨져 있을 뿐이다. 그렇게 첫 번째 시도가 끝나고 그 이후론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물론 늘 환경이슈에 동참하고 싶었지만, 쉽게 되는 일이 아니었다.


그런데 요즘 환경문제가 대충 살고 있는 나를 건든다. 최근에 젊은 친구들과 함께 시도하고 있는 '청소년을 위한 세상 만들기의 도전'에서 환경을 논의하기 시작하면서부터이다. 와피(wafy: we act for the young)라고 불리는 이 모임에서 우리는 그레타 툰베리라는 청소년 활동가에서부터 청소년들이 직면하는 환경문제들을 전반적으로 살펴보면서 우리가 그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을 몇 개월간 논의해왔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첫 번째 action으로 쓰밍아웃을 시도해 보기로 했다. 그리고 매주 환경과 관련된 이슈를 위해 도전하고자 한다.


그렇게 첫 번째 한 주 (3월 22일부터 28일까지) 동안 쓰밍아웃의 숙제가 주어졌다. 쓰밍아웃은 자신이 사용한 쓰레기들을 모아서 사진과 글로 기록함으로써 쓰레기를 점검하고, 쓰레기 배출을 줄이고자 노력하는 행위를 말한다. 하지만, 막상 쓰레기를 기록해보는 한 주를 보내려다 보니, 내가 의외로 쓰레기를 많이 만들지 않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음식물쓰레기는 최대한 적게 발생시켜서 음식물 건조기에 돌린 후 거름으로 만들고 있는 중이고, 될 수 있으면 음식 배달도 직접 가서 받아오거나 불필요한 것들은 받아오지 않으니, 쓰레기의 최대 원인인 배달음식도 내겐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최근 일주일 동안 택배도 주문하지 않았다.  


하지만, 나에게 치명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쓰레기가 있으니, 바로 일회용 커피 컵과 강아지의 배변패드...이다. 먼저 일회용 커피 컵은 텀블러로 대체해야 됨을 오래전부터 인지하고 있고 가끔 그 시도는 하고 있지만, 이상하게 커피는 종이컵/플라스틱 컵에 마셔야 맛있다는 생각이 드는 건 왜일까? 사람들을 만나지 못하는 비대면의 사회에서 유일하게 나의 스트레스를 해소해주는 커피의 맛은 이상하게 종이컵에 또는 플라스틱 컵에 마셔야 존재하는 것 같다. 그렇게 나는 커피를 텀블러에 담아 맛을 상쇄시키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일주일 내내 일회용 컵에 커피를 사 마시는 몹쓸 짓을 하게 되었다. 심지어 내가 좋아하는 커피 브랜드가 한때는 코로나 때문에 텀블러에 담아 주는 서비스를 하지 않았으니 자연스럽게 일회용 컵에 담은 커피를 당당히 마셔 왔던 것 같다.


그렇게 일주일 동안 싸인 커피 컵을 모아봤다. 으윽.... 그리고 반성한다. 할 수 있는 걸 알면서도 하지 않았던 일을 반성한다. 조심스럽게 일회용 컵들을 쓰밍아웃해본다. 그리고 내일부터는 꼭 텀블러를 들고 커피숍으로 향 하리라.

그리고 두 번째 강아지의 배변패드는 지금 당장 내가 어찌해야 하는지 막막한 쓰레기 중에 하나이다. 아무리 다른 방법들을 동원해봐도 나의 강아지는 배변패드가 아니면 대소변을 보지 않는다. 실외 배변을 시켜보고 싶지만, 지나가는 사람이 있을 때면 놀라서 집으로 돌아오고, 혹시라도 어디 여행을 가면 24시간까지 대소변을 참았다가 집에 와서 볼일을 보니, 배변패드는 이렇게 싸여간다.  하지만 이 또한 강아지의 실외 배변을 위한 인고의 시간이 더해지면 해결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알면서도 못했던 것, 어쩔 수 없이 쌓여갔던 것, 이 모든 쓰레기들이 누군가에겐 혹은 어떤 동물들에겐 치명적인 일상의 파괴를 가져올 거라는 걸 안다. 조심스럽게 쓰밍아웃을 하며 환경과 청소년들을 위한 작은 action을 다짐을 해본다.


1. 텀블러 사용하기

2. 강아지 실외 배변 교육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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