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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아리

by 유용선

어린 왕자는 높은 산꼭대기로 올라갔다. 그가 이제껏 아는 산이라곤 제 무릎에 닿는 화산 세 개가 고작이었다. 불 꺼진 화산은 걸상으로 이용하곤 했다. ‘이 정도로 높은 산이라면’ 그는 생각했다. ‘이 별 전체와 사람들 전부를 한눈에 볼 수 있을 거야.’ 하지만 그는 뾰족뾰족한 바위산봉우리밖에 보지 못했다.

“안녕.” 혹시나 해서 그가 말했다.

“안녕... 안녕... 안녕...” 메아리가 대답했다.

“당신은 누구지요?” 어린 왕자가 말했다.

“당신은 누구지.. 당신은 누구지... 당신은 누구지...” 메아리가 대답했다.

“내 친구가 되어줘요. 나는 외로워요.” 그가 말했다.

“나는 외로워... 나는 외로워... 나는 외로워...” 메아리가 대답했다.

‘이상야릇한 별이구나!’ 그는 생각했다. ‘온통 메마르고 죄다 뾰족뾰족하고 소금투성이야. 게다가 사람들은 상상력이라곤 없어. 말을 건네면 되풀이나 하고. 내 별에는 꽃이 한 송이 있지. 그 꽃은 늘 내게 먼저 말을 건넸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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