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상한 환자가 되고 싶어
평생 이루기 힘든 소망
"풍기문란으로 잡혀가요."
침 맞기 전 옷 매무새를 정리해주시는 한의원 간호선생님께 무심코 던진 한 마디.
"오늘은 빨간 날인데 저녁9시까지 일하시네요? 수고가 많으십니다. 그런데 돈은 많이 벌겠어요. 아차차 내가 뭐래? 또 쓸데없는 소리를!"
4월 10일 선거일에 열정적으로 치료 해주시는 한의사 선생님께 무심코 던진 한 마디.
"점심도 안 드시고 일하시는거예요? 고단하다 고단해! 그래도 돈 많이 버는건 부러워요."
예약이 꽉 차 있어 점심식사가 늦어진 재활치료 선생님께 무심코 던진 한 마디.
이 곳 저 곳 치료 받으러다니며 집에 돌아와서는 이따금씩 나의 말을 돌아본다.
이번 생에 고상한 환자로 살기는 틀렸다. 늘 고상하고 싶은데 뜻대로 잘 안되는 이유를 아직도 모르겠다.
"제가 고상하지가 않아서요. 하하하!"
좀 고상하지 않으면 어떤가?그냥 내 모습 그대로 쭉 솔직하고 재미있는 아줌마 환자로 살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