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모르게 어떤 것에도 의욕이 생기지 않고 심드렁해지는 그런 날이 있다. 바로 오늘 같은 날. 뭔가 내 마음에 문제가 생긴 게 분명하다. 이런저런 이유가 떠오르지만 깊게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 이곳 브런치에서 많은 작가님들의 응원과 격려를 받았다. 긍정적인 사람이라는 칭찬도 많이 들었다.
그러나 글에서 보인 모습이 나의 전부는 아니다. 브런치를 포함한 온라인 SNS는 보이고 싶은 내 모습만 내보일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인 장점이다. 하지만 난 나를 작가라고 불러주는 이곳에서만큼은 그냥 솔직하고 싶다.
긍정적인 나도, 때때로 심드렁해지는 나도 그냥 나는 나다.
애써 텐션을 끌어올리려 노력하기보다 있는 그대로의 내 마음을 물이 흘러가듯 조용히 바라본다.
'그럴 때도 있지'
여러 가지 복잡한 일들이 지나갈 때까지 심드렁해진 내 마음이 끝없는 우울 속 터널로 빠지지 않도록 방법을 찾아야 한다.
한의원에서 받은 작약감초탕을 데워 마신다.
아픈 왼팔에 한방파스를 붙인다.
자는 아기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넷플릭스를 기웃거린다.
막 기분이 좋아지지는 않아도 그럭저럭 괜찮다.
오늘은 산책을 하루 쉬고 충전하는 시간을 가져봐야지.
심드렁해도 내일은 내일의 해가 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