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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펭귀니 May 07. 2024

나의 모성애는 대단해

케틀벨 4kg이 알려준 나의 모성

"운동기능이 제법 좋아지셨어요. 오늘은 팔을 직접 써 볼게요."

"선생님. 이게 몇 kg인가요?"

"4kg이에요."





케틀벨




오른팔로는 비교적 무난하게 들어 올렸지만 왼팔로 들어 올릴 땐 금방이라도 떨어트릴 것만 같아 겁이 났다.


"제가 보조하고 있으니 괜찮아요."


선생님의 지도 하에 반복하다 보니 케틀벨을 들고 버틸 수 있는 시간이 조금씩 길어졌다.


'어? 이상하다? 우리 사랑이가 9kg 가까이 될 텐데?'


갑자기 아기 생각이 났다.


"선생님. 우리 아기가 9kg 가까이 되거든요. 번쩍 들어 올려 안아주기도 하고요. 근데 이게 4kg이라고요? 제 모성애가 대단한 것 같아요."


말하고 나니 조금 부끄러웠다.


모성애 셀프칭찬이라니. 자화자찬이 웬 말인가.


2.6kg으로 태어난 사랑이. 아기를 낳고 산후조리원에 2주간 머물렀다. 잠깐의 모자동실시간. 실수로 떨어트릴까 겁이 나서 아기가 울지 않기만을 바랐다. 간간히 안아 달래야 할 때면 비참한 마음에 눈물이 나기도 했다.


사랑이가 11개월이 된 지금, 다친 왼팔의 기능이 많이 좋아졌다. 육아를 도와주는 가족들과 남편의 경제적 지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무엇보다 포기하고 싶었던 적도 있었지만 결국은 사랑이의 엄마이기에, 엄마로서 떳떳하고 싶기에 포기할 수 없었다.


셀프칭찬 좀 하면 어떤가.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는 사람의 모습은 멋지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이야기라도 분명 같은 생각을 했겠지.


부끄러움보다는 자부심으로 내 마음을 채운다.


'물론 도움을 받았지. 그렇지만 치료와 재활을 버틴 건 나야.'


힘들 때도 있겠지만 이제까지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포기하지 말자는 다짐으로 스스로를 꼭 안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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