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모순적이면 어때?

마르헨제이 가방을 메는 일회용품 성애자

by 펭귀니

미닝아웃

신념(meaning)과 커밍아웃(coming out)을 합성한 신조어로 소비행위를 통해 개인의 가치관, 신념을 드러내는 것을 말한다.


나는 비건브랜드로 유명한 마르헨제이 가방을 좋아한다. 가볍고 편하고 심지어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 자주 손이 가기 때문이다. 정가로는 잘 구매하지 않고 주로 펀딩 등 행사를 통해 구매하는 편인데 총 4가지 가방(아기 기저귀 가방, 평소 외출가방, 핸드폰 가방 2개)을 보유하고 있다.

마르헨제이는 가벼운 나일론이나 캔버스 소재 또는 사과를 활용한 애플레더 가방을 주로 선보인다. 동물 가죽을 활용하지 않아 타 브랜드와의 차별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언젠가 유명 강사인 김미경 대표님께서 마르헨제이 가방을 ‘꿈을 담는 공간이라 생각한다’며 인터뷰한 유튜브 영상을 본 적이 있다. (광고용인지, 실제 경험담인지는 확실히 모르지만) 당차고 유능해 보이는 분과 같은 취향이라는 사실에 잠시 뿌듯했다.


패션으로 자신의 신념을 드러내는 ‘미닝아웃.’


사실 난 가볍고 예쁘다는 이유로 즐겨 사용하는 가방이지만 뭔가 형이상학적인 관념이 담겨있는 게 고상한 사람이 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그런데 문득 오늘 배달음식을 먹고 난 후의 플라스틱 용기를 보면서 스스로가 너무 모순적인 인간이 된 것 같아 기분이 묘했다. 심지어 난 스타벅스에서 종이빨대를 주는 것을 분개하는 사람이다. (빨대는 플라스틱이 제 맛이다. 종이 먹는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종이빨대가 싫다.) 갑자기 웃겨서 혼자 피식 웃었다.

그래. 좀 모순적이면 어때. 이게 나인걸. 굳이 일회용품 꺼리지 않는다고 광고할 필요는 없으니까. 이참에 이미지 관리 좀 해볼까? ’


사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자체가 이해하기 힘든 딜레마 투성이인데 때로는 가볍게 웃어넘기는 태도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일회용품을 별 거리낌 없이 사용하지만 비건 브랜드 가방을 좋아하는 나 자신을 수용하듯이 다른 사람과 상황을 바라볼 때도 좀 더 넓은 눈으로 바라보는 유연한 태도로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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