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 되기, 생각보다 쉬운데?

당근마켓 매너온도 40도의 기적

by 펭귀니

예전에는 중고거래를 거의 안 하는 편이었지만 요즘 아기를 키우면서 당근마켓을 자주 이용하는 중이다. 아기들은 금방 자라기 때문에 당근마켓은 자칫 쓰레기가 되기 쉬운 육아용품의 선순환에 기여하는 아주 좋은 친구다.

어느덧 아기가 6개월이 되어 온 거실을 휩쓸고 다니기 시작했다. 여자 아기지만 나를 닮아 활발한지 잠시도 가만히 있지를 않아 안전가드 구매를 위해 당근마켓을 이용하였다.

엄마가 15분 거리를 운전해 주셔서 판매자 분의 집 앞에 도착했다. 호기롭게 물건을 가지고 가려는데 판매자분께서 부품을 찾지 못했다며 당황해하시는 것 아닌가. 사실 속으로 화가 조금 들끓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니 이해하고 넘어가기로 마음먹고 나중에 부품 찾으면 연락 달라 말씀드린 후 미소 짓고 돌아섰다. 화를 내도 상황은 변하지 않을 테니까.


허망하게 문짝 8개를 집 앞에 쌓아두고 판매자분이 빨리 부품을 찾으시길 기도했다. 한 시간 후 부품을 찾았다며 빠른 시일 내에 우리 집으로 직접 가져다주겠다는 반가운 연락이 도착했다.


기도의 응답인가?


다음 날 판매자분께서는 우리 집 문 앞에 부품이 담긴 핑크색 장바구니를 걸어놓고 가셨다.

나란 여자. 참 단순하지. 핑크색 장바구니에 설렌다. 내가 공짜를 이렇게 좋아했던가? 이전에 불쾌했던 일은 기억나지 않고 갑자기 기분이 좋아졌다. 이렇게 단순하다니 스스로에게 자존심 상한다.

판매자분의 후기가 도착했다. 응? 마음 넓은 사람이라고? 내가?

괜스레 기분이 좋다. 이 분의 후기와 동시에 내 당근마켓 매너온도도 40도로 등극했다.


‘당근마켓이 나를 인정하는구나.’


핑크색 장바구니에 한 번 감동하고 매너온도 40도에 두 번 감격한 내 마음은 쉽게 진정되지 않았다. 심장박동이 약간 빠르게 뛰는 것 같기도 했다.


잠깐의 화를 참았더니 좋은 사람이 되는구나.

또 한 번 깨닫는다.

좋은 사람이 되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는 사실을.

화가 끓어오를 때 오늘의 일을 기억하며 좀 더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는 내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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