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책감으로 괴로워하는 당신을 위한 글
책임져야 하는 영역만큼만 책임지면 된다.
요즘 이런저런 일들을 겪으면서 책임감이라는 단어에 관해 깊이 생각할 일이 많았다.
대체 책임감이란 뭘까? 국어사전에서 찾아봤다.
책임감 : 맡아서 해야 할 임무나 의무를 중히 여기는 마음.
맡아서 해야 할 임무나 의무, 즉 주어진 일을 제대로 해내지 못했을 때 죄책감을 느끼게 되고 이는 더 나은 삶을 위한 동력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죄책감의 정확한 의미는 무엇일까? 또다시 국어사전을 펼쳐본다.
죄책감 : 저지른 잘못에 대하여 책임을 느끼는 마음.
나에게 주어진 책임은 무엇인가?
그 일은 내가 맡아서 해야 할 임무나 의무가 맞는가?
책임지지 못했다면 얼마나 잘못했는가?
때로는 잘 해내고 싶은 마음에 내가 책임져야 할 일이 아닌 상대방의 영역까지 신경 쓰느라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기도 했다.
또 다른 경우에는 내가 마땅히 책임져야 할 일임에도 도저히 감당이 되지 않아 회피하는 가장 쉬운 선택을 하기도 했다.
예전에 교육분석 시간에 교수님께서 해 주신 말씀이 기억난다.
"책임져야 할 만큼만 책임지면 되는 거예요. 그건 처음부터 선생님의 책임이 아니었어요."
어떤 선택을 하든 그 선택에 관한 책임은 각자가 지는 것이다.
내가 잘하려고 했던 선택, 감당을 하지 못해 도망쳤던 선택. 모두 나의 선택이고 그에 따른 책임도 내가 감당해야 한다.
그건 상대방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잘 해내고 싶은 마음에 상대방의 영역까지 내가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은 결국 내 입장이며 오지랖이다. 심지어 별로 고마워하지도 않는 상대방이라면 그에 따른 좌절감까지도 내가 감당해야만 한다.
나 또한 상대방이 내 경계를 침범한다는 생각이 들 때 불편한 사람이니까.
각자의 경계를 침범하지 않고 자기 영역을 잘 지켜야 오랫동안 관계를 지속할 수 있다는 걸 많이 느낀다.
어떤 일을 맞닥뜨렸을 때 먼저 내 마음을 살피자.
'내가 책임져야 할 일이 맞는가?'
'이 선택을 하고 난 후의 결과를 감당할 수 있는가?'
책임져야 할 일을 제대로 책임지지 못했을 때는 스스로를 돌아보자.
'어느 정도로 심각한 일인가?'
'책임지지 못한 영역을 책임지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지나친 죄책감은 나를 마비시킬 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책임져야 할 만큼의 영역만 책임지고 책임지지 못했다면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내 마음을 살피고 실행하는 노력, 그것으로 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