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영 그러하기를
마음이 급해집니다. 준비해야 합니다. 진한 커피를 한잔 내리고 모나지 않은 각얼음 세 개를 넣습니다. 거기다 시원한 냉수를 부으니 컵에 송골송골 땀이 맺힙니다. 젓가락을 넣어 휘휘 저어주고 한 모금을 마십니다. 이제는 진짜 시작해야 합니다. 더 이상 미룰 핑계가 떠오르질 않습니다.
책상 앞에 앉아, 노트북 끄트머리에 엄지손가락을 대고 힘껏 열어젖힙니다. 거치대를 이용해 한껏 높이 치켜세운 모니터가 바로 눈앞입니다. 눈앞의 하얀 화면을 보니 또 덜컥 겁이 납니다. 시원한 냉커피를 다 마셔가는데도 여전히 이마에 땀이 맺히려 합니다. 오늘은 몇 줄이나 쓸 수 있으려나 싶어 오금이 저려옵니다. 그런데 이상하네요. 왜 실실 웃음이 나는 걸까요.
글쓰기라는 게 이런 건가 봅니다. 괴롭다면서도 눈물을 매단 채로 다시 찾아오게 됩니다. 왜일까요?
잘 모르겠어요. 돌아서면 그냥 또 보고 싶어집니다.
이게 그런 거라면,
사랑에 빠진 거라면
헤어 나올 방법이 없기를
영영 그러하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