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된 '쓰기' 그리고 낯가림
껄끄럽다. 이미 느끼기 시작했다.
눈이 따끔거려 눈물까지 찔끔거린다.
종이와 눈싸움을 한다고 글이 써지겠는가.
오늘따라 손가락마저도 반항하는 듯하다.
한 글자도 앞으로 나가지 않겠다고 버틴다.
한숨 자고 일어나면 써지려나.
혹여 무의식 속에서라도 뭔가 건져 올려 눈을 뜨기가 무섭게 써 내려갈지도 모른다.
막혀있던 문장이 갑자기 확 뚫리는 그런 속 시원함을 느낄 수 있을지도.
괜한 생각들이다.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지금, 이 순간 삐뚤빼뚤 글인지 그림인지 알아먹기 힘든 글을 보고 있으려니 심사가 뒤틀린다.
게다가 이 얼토당토않은 잔소리 같은 훈계는 또 뭐란 말인가.
이걸 누가 알아들을까 싶다가, 깨달았다.
나에게 하는 말이란 걸.
혼잣말에 익숙하지가 않아, 매번 누군가를 앞에 두고 쓴다고 착각한다.
작정하고 써야겠다.
죽도록 싫어하는 잔소리를 스스로에게 한번 해봐야겠다.
그래도 조금은 이쁘게 보여줄 것만 같은 거울을 찾아 모니터 옆에 둔다.
힐끔거리다가, '못났다'라는 말을 무슨 주문처럼 구시렁거리며 물끄러미.... 그러고 있다.
발끝에서 바스락대던 햇살도 넘어가고
이미 밤인데 아직, 불도 켜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