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글 모음이다. 글은 마음의 모음이다.
책을 내고자 하는 건 마음을 모았다는 것이고 그걸 밖으로 내보내는 일이다.
그냥 혼자 떠돌지 않기를 바란다. 외로이 떠다니는 문장 하나 누군가 손에 쥐고 읽어주기를, 느껴주기를, 다른 이에게 말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노란 리본처럼 달아 내보내는 일이다.
쉽지가 않다. 매듭을 짓는 손이 떨린다. 내보내도 되나, 혼자 외로이 떠도는 건 아닌가, 나조차도 기억하지 못하는 마음이 되지 않을까.
망설임이 두려움이 되고, 두려움은 또 다른 글이 된다.
모든 걸 글로 표현해 보자 하였으니, 매일의 망설임도, 용기도 풀었다 묶었다 하는 리본처럼 흔들린다.
비난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칭찬에 밤잠을 설쳐서도 안 된다.
생가슴을 내어놓아도 생채기 나지 않을 용기와 궁색하나마 혼자만의 칭찬 한 번이면 계속 쓸 수 있다.
쓰지 못할 이유를 찾지 않고, 자판 위에서 춤추고 싶은 마음에 올라타서 그저 흔들리며 땀이든 눈물이든 흘리면 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