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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나이 먹는 건가요

맛있게 나이 먹는 법

by 펜 끝

누구라도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될 수 있으면 안 먹고 싶은 바로 그 나이.

그걸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느끼는 감정들에 대해 한 번쯤은 솔직해지고 싶다.

나름 나이를 먹었다고 생각하다가도, 더 나이 든 사람을 만나면 입 한번 떼기가 어렵다.

그들에게 나는 여전히 어린 사람이다. 자꾸 한창때라는 말을 한다.

'한창은 무슨, 어딜 봐서요'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오지만, 슬며시 웃어넘긴다.

그러다 나도 그런 말을 누군가에게 했던 적이 생각나서 피식하고 웃음이 새어 나온다.

거울을 보면서 느끼는 나이 듦과 결이 다른 나이 듦이 있다.


더 이상 무언가가 간절해지지 않을 때

뭘 잊었는지도, 잊어버릴 때

누군가의 안녕이 그리 궁금해지지 않을 때

감정의 동요 따위 관심이 없어질 때

책을 다섯 쪽 이상 한 번에 읽지 못할 때

잠을 자지 않으면서도 오래 누워있을 때

하려던 말을 자꾸 그냥 삼킬 때

단 한 줄도 쓰지 않는 날이 늘어날 때

이런저런 계획을 세우다가도 제풀에 그마저도 귀찮아질 때


더 나이가 들면 어떻게 달라지는 건가요?

이런 시들한 변화 말고 두 눈이 번쩍 뜨이는 뭐 그런 건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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