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막이 보이기 시작하면
부산 영도의 흰여울마을 공영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나오니 눈에 도시와 바다 풍경이 멋지게 펼쳐지지만 막상 땅에 디딘 내 발은 내리막길부터 경험한다.
'다시 올라올 때 운동 되겠네(힘들겠네).'
그러고보니 전에 영도 높은 곳에 있는 고신대학교의 신학교를 다니신 교회 강도사님, 전도사님이 하시던 말씀이 떠오른다. 겨울에 눈이라도 오면 버스들이 절절 매는 곳이라고. 그래서인지 내리막길도 만만치 않다. 곳곳에 표지판이 보인다.
"천천히"
"속도를 줄이시오"
게다가 정처없이 걷다가 결국 가기로 결정한 카페이름도 이렇다.
인생에서 내리막을 피할 수 없다면, 그래, 허둥지둥 내리막에 떠밀려 내려가듯 후닥닥 판단하고 선택하지 말고 마음의 속도를 줄일 준비를 해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다 싶다. 아직 대단한 상한가를 경험해본 것도 아니지만 말이다. 다 상대적인거 아닌가. 나에게 내리막이면 내리막인 거다. 어느 위치에 있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