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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노미노 Jun 19. 2017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다니 알베스의 움직임

다니 알베스와 유벤투스의 이적시장

1.
 다니 알베스가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맡은 가장 큰 역할은 중앙 미드필더를 도와주는 것’이었습니다. 측면으로 넓게 움직이기보다 중앙으로 들어와 중원을 촘촘하게 만드는 데 집중했죠. 중원에서 벌어지는 볼경합 상황에 참여하고, 빌드업 과정을 보다 유연하게만들어줬습니다.

 평소에도 다니 알베스가 측면 미드필더로 기용되었던 이유가 중원을도와준다는 점이었지만, 결승전이 평소 다니 알베스의 움직임과 달랐던 점은 측면 수비를 바르잘리에게 온전히맡기면서까지 중원에 도움주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생각했다는 겁니다.

 모나코전과 비교하면 차이를 발견할 수 있는데요. 모나코 전에서는 다니 알베스가 미드필더 지역에 있다가도, 수비 상황에서는측면 수비를 담당했습니다. 반면 결승전에서는 바르잘리가 측면수비를 온전히 담당하고, 다니 알베스는 중앙 미드필더를 도와 수비 앞 공간을 좁히는 데 주력합니다.


(모나코 전. 다니 알베스는 중원에 도움을 주다가도, 측면을 수비하기 위해 움직입니다.)


(레알 마드리드 전. 상황은 조금 다르지만, 이 경기에서 측면을 수비하는 선수는 바르잘리였습니다. 다니 알베스는 여전히 미드필더 지역에 머물러 있죠.)


 다니 알베스의이런 움직임은 레알 마드리드가 기본적으로 측면 공격수가 없는 전형이었기 때문입니다. 벤제마, 호날두가 측면으로 부지런히 돌아나가지만, 기본적으로 투톱 밑에 이스코를두는 형태였죠. 더군다나 최근 레알 마드리드 전술의 핵심은 이스코, 모드리치, 크로스, 카세미루로 이어지는 중원의 공격전개 능력이었기에 유벤투스는다니 알베스를 이용해 중원공간을 최대한 좁히는 걸 선택했습니다.



(포메이션으로 단언할 수는 없겠지만, 레알 마드리드는 측면 공격수가 없는 전형이었습니다.)



2.
 그러나 다니알베스가 중원싸움에 집중하면서, 바르잘리를 기용해 3백과 4백을 혼용하던 유벤투스 수비의 강점은 다소 사라집니다.

 바르잘리를 4백의측면 수비, 혹은 3백의 오른쪽 수비수로 기용해 얻는 수비적인이점은 다니 알베스가 측면 수비로 내려왔을 때, 바르잘리가 중앙수비로 돌아가면서 BBC 수비라인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촘촘한 수비조직을 형성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결승전에서는다니 알베스가 측면 수비로 내려가지 않으면서, BBC라인에 문제가 생깁니다. 바르잘리가 측면수비를 담당하니 중앙수비의 간격이 자연스레 넓어진 것이죠. 유벤투스가 최후방 공간을 좁히는 것보다 수비 앞 공간을 좁히는 데 주력하면서 생긴결과입니다.


(모나코 전. 다니 알베스가 측면을 수비해줬기 때문에 BBC 수비라인이 페널티박스 안에 모여있을 수 있습니다.)


(레알 마드리드 전. 바르잘리가 측면으로 움직이니, 더이상 BBC 수비라인 모두가 페널티박스 안엥 머무를 수 없습니다.)



3.
 유벤투스가 최종수비에대한 리스크를 감수하고서 전략적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이과인, 디발라의 수비가담과 피야니치, 케디라의 수비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올 시즌 만주키치를 수비적인 윙어로 출전시키며 변형적인 전술을사용했던 것 또한 이러한 요인의 연장선에 있죠. 중원에 부족한 수비력을 만주키치, 다니 알베스 등 측면자원의 움직임으로 커버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측면 선수들이 중앙으로 움직이기에 그에 따른 문제점이발생하기 마련입니다. 결승전에선 레알 마드리드의 중원 장악력이 너무나 강력했기에 다니 알베스가 측면수비에소홀하면서까지 중앙 미드필더를 도와줘야 했고, 연쇄적으로 중앙수비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 것입니다.


4.
 측면 자원이 중앙으로 움직이면서 생기는 또다른 문제점은 공격전개의 방향이 단조로워진다는 점입니다.

 레알 마드리드 전을 되짚어 보자면 만주키치와 다니 알베스는 수비상황에선 중앙으로 좁혀줘야 하고, 공격 상황에서는 측면으로 넓게 움직여줘야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생깁니다.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측면공격자원들이 중앙에서 측면으로 움직이다 보니, 상대 수비를 넓게 분산시키는 움직임이 느릴 수밖에 없는 것이죠.

 더군다나 만주키치와 다니 알베스가 드리블에 능한 선수들이 아니기때문에, 공격에서 수비로 전환하는 상황에서 유벤투스의 공격전개는 만주키치와 다니 알베스가 측면으로 움직일때까지 중앙에 머무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유벤투스의 공격작업은 대부분 디발라와 중앙 미드필더 혹은 중앙 수비가볼을 소유하다가, 만주키치와 다니 알베스가 측면으로 움직이면 좌우전환을 시도하는 형태로 이루어집니다. 측면으로 전개되는 과정은 한 템포 느려지고, 측면으로 볼을 빠르게 넘겨줄 수 없으니 후방에서 공격전개의 선택지가 중앙으로 제한되는 것입니다.


5.
 물론 평소에 유벤투스의 공격작업은 비교적 잘 이루어지는 편입니다. 디발라, 피야니치부터 후방 수비라인까지 볼을 다루는 능력이 전체적으로뛰어나기에, 상대 압박을 피해 중원에서 볼을 유연하게 소유한 후 측면으로 볼을 전개하죠. 측면으로 움직이는 만주키치와 다니 알베스의 움직임도 재빠르구요.

 결승전 전반전에는 이러한 유벤투스의 공격패턴이 성공적으로 작동했습니다. 중원에서 레알 마드리드의 압박을 잘 이겨내 볼을 소유했고, 측면으로볼을 전개했죠. 특히 만주키치의 높이를 활용한 롱패스로 좋은 기회들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러나 후반전에는 180도로상황이 변했습니다. 유벤투스가 공격 한 번 제대로 펼쳐보지 못하고 패했죠. 달라진 점은 레알 마드리드의 전진압박 강도가거세졌고, 유벤투스가 후방에서 압박을 이겨내지 못했다는 겁니다.

 측면자원들이 중앙에서 측면으로 움직이는 동안 중앙에서 볼을 잠시소유해야 하는데, 레알 마드리드의 강도 높은 전진압박을 중원에서 이겨내지 못하니 공격전개에 어려움을겪은 것입니다. 패배에 결정적이었던 3번째 실점도 레알 마드리드의 전진압박에 볼을 빼앗겨 역습을 당한 장면이었죠


(유벤투스는 레알 마드리드의 전진압박을 풀어내지 못했고, 공격을 쉽사리 전개하지 못했습니다.)


(3번째 실점 또한 레알 마드리드의 전진압박에 볼을 빼앗긴 상황이었죠.)


6. 
 유벤투스는 지난시즌수비가담이 적은 이과인, 디발라를 전방에 세웠고, 역시 수비적인부분에 약점이 있는 케디라, 피야니치를 중원에 기용했습니다. 그래서 만주키치나 다니 알베스처럼 중앙으로 움직여 줄 수 있는 선수를 측면에 세우고, 이들을 중앙으로 움직이게하는 변칙적인 전술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마땅한 측면 공격자원이 없는 상황에서 이런 전술변화는 약점이었던중원에 힘을 실어주면서 성공적인 시즌을 보내는 데 큰 역할을 했죠.

 그러나 중원과 측면에 보강이 필요하다는 문제점도 시즌 내내 드러나면서, 현재의 전술이 지속되기엔 힘들다는 점도 분명했죠. 중원을 도와주기위해 측면자원이 중앙으로 움직이니 희생해야 할 부분이 많고, 사실 중원을 돕는다는 점을 제외하면 측면 공격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은 이런 문제점이 복합적으로 드러난 경기였죠.

 그래서 결국 유벤투스의 이번 이적시장은 중원, 측면자원을 보강하는 것이 중점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이미 유벤투스는 더글라스 코스타 같은 측면 자원과 은존지, 마투이디 같은 미드필더를 노리고 있죠.


 특히 후반기 막판 전술의 핵심이었던 다니 알베스의 이적이 예상되는데요. 다니 알베스가 중앙과 측면을 오가며 중원에 힘을 실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했던 만큼, 다니 알베스가 없다면 중원의 약점을 영입으로 커버할 것인지아니면 다른 전술적인 요소로 메울 것인지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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