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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노미노 Jul 06. 2017

이스코는 어떻게 레알 마드리드의 주전이 되었을까?

이스코는 다음시즌 BBC와 주전경쟁을 할 수 있을까?

1.
 이스코는 최근레알 마드리드의 ‘플레이메이커’가 되어 경기를 펼치고 있습니다. 팀이 볼을 가지고 움직이는거의 모든 상황에 이스코가 관여하는데요. 경기장 이곳저곳에서 빌드업 과정에 참여하고, 특히 하프라인을 넘어 이루어지는 팀의 공격작업은 대부분 이스코의 발을 거쳐갑니다.

 이스코가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맡으면서 레알 마드리드가 가지는 전술적 이점은 공격수와 미드필더의 ‘연결고리’가 생겼다는 점입니다. 이스코는 모드리치, 크로스에서 출발하는 볼을 상대수비 앞공간까지 운반해 호날두와 벤제마, 혹은공격에 참여하는 선수들에게 공급하죠.

                                        (이스코는 공격전개를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건 레알 마드리드의공격전개 과정에 있어 아주 큰 변화입니다. 레알 마드리드는 시즌 내내 단조로운 공격작업으로 비판을 받았기 때문이죠. BBC라인이 미드필더 지역까지 내려와 경기를 풀어주지 못하니 미드필더와 공격수 간의 거리는 멀어지고, 중원에서 공격수에게 도달하는 패스에는 문제가 있었죠.

 그래서 레알 마드리드는 좌우 측면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왔습니다. 모드리치와 크로스가 측면으로 볼을 전개시키고, 측면에서 페널티박스 안으로 볼을 투입하는 형태죠. 다소 단조로워보일 수 있지만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려주는 선수가 마르셀루와 카르바할이고, 페널티박스 안에서 볼을 받는선수가 BBC였기 때문에 상당한 위력을 발휘할 수 있었습니다.


                 (측면으로 넓게 벌리고 크로스를 올리는 형태였습니다. 어찌보면 단순하지만, 아주 위력적이었죠.)


 그러나 단조로운패턴은 시즌이 진행될수록 한계를 보이기 시작합니다. 답답한 공격패턴을 보여주는 경기가 많아졌고, 라모스의 세트피스 한 방으로 승리하는 빈도가 늘어났죠. 물론 이한 방을 보여주는 게 팀의 능력이지만, 공격상황에서 마르셀루, 카르바할, 라모스의 활약이 더 눈에 띈다는 건 분명 문제가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이스코의 활약은 레알 마드리드의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해줍니다. 공격의 방향성이 다채로워지니 상대 수비조직을 더욱 흔들어 놓을 수 있고, 호날두와벤제마는 더욱 여유롭게 플레이할 수 있게 되죠. 이것이 이스코가 베일이나 다른 윙포워드들보다 우위에있는 점이고, 최근 팀에서 중용받고 있는 이유입니다.


2.
 이스코의 또 다른 장점은 ‘중원 장악’에 큰 기여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역시 BBC라인에 비해 이스코가 가질 수 있는 또 다른 이점인데요. 단순히‘수비가담’을 열심히 해준다는 것 이상으로, 중원에서 볼을 관리하고 유연하게‘탈압박’이 가능하다는 점이 이스코가 가지는 강점이죠.

                                     (이스코는 경기장 전체를 돌아다니며 볼을 전개시켜줍니다.)


                                                      (여기에 유연한 탈압박까지 더해지죠.)



 그동안 BBC 라인이 중원으로 잘 내려오지 않아 모드리치와 크로스, 카세미루가중원 장악을 도맡아왔는데요. 워낙 클래스가 높은 선수들이고, 선수층도두텁다 보니 큰 문제를 보이지 않았지만 시즌이 조금씩 지날수록 체력적으로 문제가 생겼죠.

 볼경합 상황에서 볼을 잃는 경우가 잦아졌고, 특히 모드리치, 크로스가 체력적으로 문제가 생기니 중원에서 공격적으로가담하는 데 부담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BBC라인이 내려와 주지 않는데, 모드리치와 크로스까지 공격적으로 올라가는 것에 부담을 느끼니 중원과 공격진의 간격은 점점 더 멀어졌습니다.

 중원이 조금씩 흔들리는 순간,이스코가 공격진의 한 축으로 출전하기 시작합니다. 이스코는 거의 중앙 미드필더처럼 움직여주면서중원에서의 볼경합, 탈압박 상황에 참여해줬고, 모드리치와크로스의 체력적인 부담을 덜어줄 수 있었죠.

 놀라운 점은 이스코의 활동반경이 굉장히 넓다는 것입니다. 중원에서 볼경합이 일어나고 있을 때는 중원에서, 상대가 측면으로볼을 돌릴 때는 측면으로 넓게 수비가담을 하죠. 양 측면을 커버하면서 중원 싸움까지 펼쳐야 했던 모드리치와크로스의 부담감을 확실하게 덜어주는 움직임입니다



                                                  (이스코는 헌신적으로 수비에 가담해줍니다.)


 더불어 이스코가중원에서 플레이를 해주니 모드리치와 크로스가 공격적으로 전진하는 데도 부담이 줄어들었습니다. 모드리치나크로스가 높게 전진하면 이스코가 대신 내려와 중원에 빈 공간을 커버해주죠. 모드리치와 크로스가 높게올라와 공격진을 지원해준다는 건 공격적으로도 아주 도움이 되는 현상입니다.

 ‘공수의 연결고리’가 되어준다는점과, ‘중원 장악’에 큰 기여를 한다는점. 이것이 이스코가 지난시즌 레알 마드리드의 핵심 선수로 부상할 수 있었던 요인입니다.


3.
 사실 이스코가 주전으로 발돋움하기까지는 꽤 많은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습니다. 시즌 초중반 이스코는 3톱을모두 포워드 성향의 선수로 채우는 팀의 전술성향 때문에 아센시오, 바스케스에게도 주전경쟁을 밀리며 윙포워드 4,5번째 옵션이었습니다. 오히려 모드리치와 크로스를 대신해 출전하는 중앙 미드필더 자원으로 분류되었죠.

 그런데, 이스코는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할 때마다 부진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수비 부담 때문에 공격적인 장점은 발휘되지못했고, 수비라인을 보호하는 역할에는 서툰 모습을 보여주면서 수비적인 단점만 드러났죠. 그래서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했을 때, 공격진과 미드진을 넘나드는‘공격형 미드필더’ 이스코의 특성은 중앙 미드필더로서 ‘어중간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렇게 부진에 빠졌던 이스코가 크로스의 부상으로 새로운 전환점을맞이합니다. 크로스를 대신해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한 이스코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해 팀 경기력에 문제가생기자, 지단 감독이 이스코를 공격형미드필더로 기용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역삼각형에서 정삼각형으로. 미드필더조합에 변화를 주자 부진하던 이스코가 살아납니다. 수비부담이 줄어드니 움직임이 자유로워졌고, 공수를 오가며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게 되죠.

(이스코의 위치변화. 이스코가 중앙미드필더로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하자, 지단 감독은 이스코를 공격형 미드필더로 기용합니다.)



 자신이 가장잘 할 수 있는 위치에서 플레이하게 된 이스코는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고, 크로스가 복귀한 후에도 주전을꿰차게 됩니다. 단, 크로스가 복귀한 이후에는 미드필더가아니라 3톱의 한 자리를차지하게 되죠.

 3톱의 한 축으로 출전하지만,이스코의 역할은 공격형 미드필더입니다. 플레이에 상당한 자유도를 부여 받은 이스코가 측면에만 머무르지 않고 중원으로 내려가 볼을 공격지역까지 운반하고, 그 위로 호날두, 벤제마 투톱이 위치하는 형태입니다. 시즌 후반기 이스코는 이 자리에서확실하게 입지를 굳히게 되었습니다.

            (이스코는 벤제마, 호날두 투톱 밑에서 움직이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습니다.)



4.
 ‘공수의 연결고리’가 되어준다는 점, ‘중원장악’에도움을 준다는 것. 이스코의 움직임은BBC라인이 가졌던 문제점을 완벽하게 해결해줬습니다. BBC라인이가동된 이후부터 꾸준히 지적 받았던 경기력 논란도 이스코가 자리를 잡았던 지난시즌 후반기부터는 사라졌죠.

 결국 베일이 다음시즌 정상적인 몸상태로 돌아온다고 해도, 확실한 주전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는데요. 이스코와 베일의주전경쟁이 다음시즌 레알 마드리드의 시즌운영에 큰 주제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별개로 꾸준히 방출대상으로 거론되던 이스코가 결국 팀에서 자신의능력을 입증하는 것을 보니, 참 대단한 재능이란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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