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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노미노 Feb 18. 2017

[챔피언스리그1617]레알 마드리드 vs 나폴리 리뷰

레알 마드리드vs 나폴리


1. 

나폴리는 짧은 패스로 경기를 풀어가는 팀입니다. 언제나 안정적인 볼 소유권을 확보하길원하죠.


그래서 선수 간의 간격이 매우 좁습니다. 선수 간의 거리를 좁혀 패스의 성공확률을 높이고, 어느 선수든 볼을 잡았을 때 주변에 동료 선수가 많다 보니 패스 선택지가 늘어납니다.


2.

 ‘주변에 패스 선택지(동료선수)가 많다’는 것은 나폴리가 볼이 위치한 지역을 중심으로 수적 우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나폴리는 이러한 수적우위를 공수양면으로 활용합니다. 공격 상황에서는 안정적인 빌드업으로, 수비 상황에서는 수적우위를 이용해 상대에게 강한 압박을 시도합니다.

‘좁은 간격을 유지해 볼에 위치한 지역에서 언제든 수적우위를 점하는 것’
이것이 나폴리가 추구하는 축구고, 나폴리의 강점입니다.


3. 

레알과 나폴리의 경기로 돌아와서. 레알은 나폴리의 축구에 정면으로 대응했습니다. 나폴리가 간격을 좁히는 만큼 레알은 간격을 좁혔고, 나폴리가 수적우위를형성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죠. 나폴리가 ‘좁은 간격’, ‘수적 우위를 통한 강한 압박’을 목표로 했다면 레알 또한 간격을좁히고 나폴리를 강하게 압박했습니다.

따라서 볼을 중심으로 나폴리, 레알의 선수들이 좁은 지역에서 맞부딪치게 되면서 좁은 공간안에서 강한 볼경합 상황이 벌어지게 되었습니다. 이 상황에서 중요한 포인트는, 좁은 공간에서 플레이가 이루어지는 만큼 플레이가 이루어지지 않는 공간이 넓게 형성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좁은 공간에서 우세를 점하는 팀이 상대의 넓은 공간을 활용할 수 있게 되죠.

경기초반 나폴리는 이 포인트를 잘 살렸습니다. 평소처럼 좁은 공간에서 짧은 패스로 빌드업을진행했고, 레알의 압박을 이겨냈습니다. 좁은 공간에서 우세를점하니 높게 올라온 레알 수비의 뒷공간을 공략할 수 있었죠. 경기초반 몇차례의 좋은 공격이 이런 상황에서이루어졌고, 득점까지 이어졌습니다.


<첫번째 골 장면이 대표적입니다. 나폴라는 짧은 패스로 공격을 전개했고, 레알의 압박을 벗어나며 헐거워진 레알의 수비 공간을 공략했습니다.>



<뺏고 빼앗기는 볼경합이 계속해서 진행되었습니다.>


4. 

그러나 나폴리의 우세는 딱 20분 정도까지였습니다.나폴리의 짧은 빌드업은 레알의 압박에 계속해서 차단당했고, 레알은 볼경합 상황을 계속해서승리하면서 볼점유의 주도권을 잡았죠.

경기 초반과 반대로 레알이 나폴리의 공간을 공략하기 시작합니다. 좁은 공간을 유지하기 위해높게 올라온 나폴리 수비의 뒷공간과 좌우 공간을 활용하는 것이죠. 그리고 여기서 레알 공격작업의 가장큰 특징이 나타납니다. 좌우 풀백을 활용해 측면으로 넓게 볼을 보내고,좌우 윙포워드는 페널티박스로 움직여 골문 앞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죠. 나폴리의 수비는좌우 공간을 넓게 수비하는 것과 동시에 중앙에선 3명의 공격수를 상대해야 합니다.

좁은 공간에서 레알이 볼경합을 승리합니다. 나폴리의 압박을 벗어난 레알은 측면으로 볼을전환하고, 나폴리는 급하게 반대편으로 움직여야 하죠. 먼거리를 움직이면서 좁은 간격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란 어렵습니다. 자연스레 나폴리의 좁은 공간은 해체되고, 틈이 발생하죠.

좁은 공간의 경쟁에서 패하면서, 나폴리는 경기 내내 레알의 공격작업에 휘둘리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레알은 볼경합에서 승리한 뒤, 나폴리의 좌우 공간을 넓게 활용했습니다. 나폴리의 좁은 간격엔 틈이 생기기 시작하죠.>

<측면으로 볼이 이동했을 때, 페널티박스 안에는 벤제마, 호날두, 하메스 3명의 공격수가 쇄도합니다.>



5.

 좁은 공간에서 우세를 내주게 되면서, 나폴리는 수비적인 측면 뿐만 아니라 공격작업에도큰 문제가 발생합니다. 메르텐스를 이용한 제로톱 또한 좁은 공간에서 우세를 점할 때 효과적이기 때문입니다.

나폴리의 공격작업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때, 메르텐스의 주변에는 인시녜, 함식, 카예혼, 지엘린스키등 여러 선수들이 위치합니다. 메르텐스는 주변에 있는 동료들과 짧은 원투패스로 상대 수비에 공간을 만들고, 그 공간으로 쇄도해 들어가죠.

그러나 주변선수들과 짧은 패스를 통한 공격작업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을 때, 메르텐스의영향력은 현저하게 떨어집니다. 짧은 패스로 레알의 촘촘한 수비공간을 이겨낼 수 없다면, 결국은 페널티박스로 볼을 붙여 넣어 공격수가 수비와의 볼경합에서 승리하길 기대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메르텐스에게 수비와 몸싸움을 이겨내고 볼을 지켜내는 형태의 플레이를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레알과의경기에서도 나폴리는 짧은 패스로 이루어지는 공격작업이 어렵게 되자 한번에 메르텐스에게 볼을 전달하는 빈도가 많아졌는데, 메르텐스는 라모스와 바란의 몸싸움을 이겨내지 못했죠.

덧붙이자면, 인시녜가 반대편 측면으로 쇄도하는 카예혼에게 연결하는 나폴리의 주요공격루트또한 좁은 공간의 볼경합에서 승리해야 가능합니다. 좁은 공간에서 상대의 압박을 이겨내고, 인시녜가 측면으로 패스할 여유가 주어져야 하죠.


<나폴리는 레알의 좁은 수비조직을 공략하지 못해 밖으로 밀려나고, 결국 페널티박스로 볼을 투입하는 형태로 공격이 마무리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메르텐스는 좋은 공격옵션이 아니죠.>

6. 

결국 이 경기에서 레알이 압도할 수 있었던 이유는 좁은 공간의 볼경합 상황에서 우위를 점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공격과 수비 사이에서 간격을 유지해 줘야하는 중앙 미드필더들 간의 싸움에서 레알이 압도적으로 우세했죠.

물론 이것이 미드필더 진의 퀄리티 차이일 수도 있겠지만, 나폴리가 평소에 보여주던 만큼의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했던 것이 아쉽네요. 경기 초반에 보여줬던 모습을 생각하면 충분히 가능성 있는 모습이었는데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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