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이해해가는 9월
9월을 시작하며 노트북에 9월의 목표와 확언을 적어두었다.
그 어느 때보다 현실감 있게 9월을 보내고 싶었다.
'성장', '시간관리', 그리고 '활용'이라는 메세지를 중심으로 시간을 능동적으로 다뤄보고 싶었다.
체중 감량, 매일의 루틴 지키기, 북클럽 활동, 블로그 글 10편 작성, 어깨 치료.
삶의 모든 부분을 완벽히 해내지는 못했지만, 분명히 내가 바라던 방향으로 조금씩 나아가고 있었다.
몸을 움직이는 만큼, 마음도 움직였다.
9월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주 6일 달린 부분이다.
기록을 조금 줄였다는 반가운 변화도 있었고,
땀을 흘리는 저녁마다 내 안의 의지가 얼마나 단단해졌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그 결과는 생각보다 또렷했다.
5월에 참가한 10km 마라톤에서는 53분 40초에 완주했지만,
9월 15일에 참가한 대회에서는 53분 21초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19초. 누군가에겐 작게 보일 수 있지만, 나에게는 시간과 노력이 쌓여 만든 소중한 진전이었다.
내몸에게 보내는 존중을 지난달에 이어 지켜왔다.
어깨 치료를 주 2회, 꼬박 갔으니 말이다.
그동안 무시해왔던 통증에 귀를 기울이고 몸을 정성스럽게 돌본 시간이었다.
이는 단순한 치료가 아니라, 내 몸이 보내온 신호를 존중하기로 한 나와의 약속이었다.
꾸준히 잔소리 해주는 소중한 사람들의 역활이 컸지만 말이다.
또한, 찬희에게 매일 간식을 배달하는것이 자리를 잡았다.
찬희가 운동하는데 있어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지원이다.
9월에도 감사일기와 필사를 매일 해냈다.
10시 30분 취침도 가능한 한 지키며 몸의 리듬을 정돈하려 애썼다.
1kg 감량이라는 결과도 따라왔다. 언제든 올라갈수있는 가벼운 1kg지만...
시간이 부족해 독서량은 줄었지만, 귀로 듣고 몸으로 느낀 배움은 깊었다.
김경일 교수님의 독서의 심리학 – 우리는 왜 책을 읽는가,
이종범 작가님의 자신의 이야기를 써보고 싶은 사람들의 이야기,
이승윤 코미디언의 지속 가능한 운동과 독서 강의를 들었다.
영화 전력질주를 보며 목표를 지정 후 앞으로 나아가는 힘에 대해 가족들과 이야기 나누었고,
점핑 회원들과의 식사, 좋아하는 작가님들과의 열정적인 만남도 있었다.
욕망하는 기획자, 보이지 않는 고릴라, 엄마의 멘탈 수업,
행복할 거야,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를 완독했고,
서울 이랜드와 수원 FC의 경기를 직관하며 살아있는 열기를 느꼈다.
책을 읽고 다큐멘터리를 보며 유독 '엄마'라는 존재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많았다.
엄마를 이해한다는건 나를 들여다보는일 이다.
엄마에대한 이야기를 할수있다는것이 곧 나를 이야기할수있다는 것이다.
우리 엄마는 흔히 말하는 헌신적인 한국형 엄마와는 다르다.
그렇기에 나에겐 섭섭함과 서운함의 대상이다.
하지만 조용히 마음을 들여다보기 시작하니
그 서운함 아래 엄마의 돌봄을 받고 싶어하는 '어린 나'가 있었다.
이해한다는것은 판단에서 부터가 아니라, 찬찬히 마주 앉아 들여다보는 것에서 시작된다는 걸,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엄마를 이해하는 과정은 결국 나 자신을 이해하는길이기도 했다.
이 과정까지 내가 갈수있는것은 나를 찬찬히 들여다봐준 사람들이 있기에 가능했다.
9월은 내가 시간을 관리한것이 아니라, 그 안 에서 중요한 것들을 발견해나간 날들이었다.
완벽하게 살기보다는 내가 소중히 여기는 가치에 시간을 할애하는 것.
그리고 그 선택의 반복이 결국 나를 만들어가는것 아닐까?
흔들릴 수는 있지만 방향을 잃지않기위해.
10월에는, 책을 읽는갓에 그치지않고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
매일의 루틴을 지키며 내 몸과 마음을 다듬는 삶을 계속하고 싶다.
완벽하지 않아도 정성스럽게 살아가고싶다.